단식 부추기면 안된다던 文, 2년 전 광화문서 20여일 단식농성
  •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이종현 기자
    ▲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농성에 대해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전북도의회 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농성은 번지수가 틀렸다"며 "대통령에게 그냥 잘 보이고 싶은 것 뿐이어서, 대통령이 '장하다', '잘했다'고 하면 (곧바로) 끝날 것"이라고 조롱했다.  

    추 대표는 또 이 대표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를 주도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이런 주장을 하며 단식 농성하는 것은 핑계"라고 말했다.

    특히 더민주는 이 대표의 '단식은 특권의 시작'이라는 발언을 지적하며 "이 대표의 이중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정현 대표는 지난 2014년 10월 31일에 열린 국회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선거제도가 정착된 그러한 나라들 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나라도 바로 아마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우리 국회의원의 특권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 야권의 단식 투쟁을 비판한 바 있다.

    더민주 박경미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2년 전 '국회의원 단식이 특권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던 이 대표가 스스로 단식투쟁에 돌입한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국회의원 본분을 망각한 이 대표에게 과거 자신의 발언을 돌려드린다"고 꼬집었다.
  • 지난 2014년 8월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던 문재인 의원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 2014년 8월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던 문재인 의원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누리당은 단식농성에 대한 이중적 행태는 야당이 원조라는 입장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6일 간 단식 투쟁을 벌인바 있다.

    이에 앞서 문 전 대표는 2004년 8월 노무현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당시 경부고속철 천성산 터널 문제로 지율 스님이 단식 농성에 나서자 단식을 돕는 시민단체를 향해 "단식을 부추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었다.

    이런 문 전 대표가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 '유민 아빠'라 불리는 김영오 씨와 함께 동조 단식을 벌이자, 새누리당은 "문재인 의원이 단식에 대한 이중적 행태로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그때그때 달라요'식 발상으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런 구태정치는 결국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