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저금통’을 절대 채워주지 마라!
    북녘의 물난리... 그 불편한 진실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   또 다시 그 무슨 “인도주의(人道主義)” 또는 “인도적(人道的) 지원” 타령이 나오게 생겼다.

      “주체 조선의 국력을 힘 있게 과시한 핵탄두폭발시험 성공을 경축하는 군민연환대회가
    황해남도·황해북도·자강도·강원도·나선시에서 16일에 각각 진행되었다...”
    <9월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바로 그 날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최근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가 50∼60년 사이 최악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북한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그리고는 예전에도 항상 그랬듯이, 북녘의 돼지새끼 똘마니들이 국제기구와 여러 나라에
    수해 복구를 내세워 앵벌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심지어 “핵(核) 선제 타격 대상”인 양키나라의 민단단체에도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흔히 ‘후안무치’(厚顔無恥)라는 말을 쓴다. 낯짝이 두껍다 해도 이쯤 되면 거의 콘크리트나 철판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5차 핵실험으로 인해 주춤하다고는 하나, 이미 너무도 “인도적인” 몇몇 국제기구에서는
    선뜻 거금(巨金)을 내놓았다는 뉴스가 인터넷에 떴다.
    물론 이 나라의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北民協]라는 단체도 ‘인도적 지원’을 모색·추진하고
    있단다.
      혹자는 엄청난 재해(災害)로 인하여 심각한 처지에 놓여 있는 북녘의 ‘동포’를 돕는다는 데
    어깃장을 부린다고 비난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절부터 품어왔던 물음에 대해 명확한 답은 아직도 없다.
    국제사회와 이 나라가 북녘의 배곯고 헐벗은 ‘인민’과 ‘동포’들에게 시시때때로 지원한
    막대한 돈과 쌀·비료와 각종 물품들이 과연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그 반응은 어땠는지.

      며칠 전(前), 정확히는 9월 7일 20대 국개[國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쉰당’의 ‘애꾸눈 팍’께서는 “2007년 40만 톤을 끝으로 중단된 대북 쌀 지원을, 제주도 감귤과
    함께 재개하자!”고 목청을 돋우었단다.
      좋다. 쌀도 다를 바 없지만, 그렇다 치자. ‘제주도 감귤’이 북녘 굶주린 ‘동포’들의 입으로 들어갈 거라고? 그냥 “때가 됐으니 격노(激怒)해 있을 ‘최고 돈엄(豚嚴)’께 ‘진상품’(進上品)을 갖다 바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직접 화법(話法)이었다면, 솔직·용감하다는 평이라도 들었을 텐데
    무척 아쉽다.

      예전 극심한 가뭄과 풍수해(風水害) 때와는 달리, 북녘의 돼지새끼가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긴급물자를 공급했다”는 보도도 있긴 하다. 그렇게 찔끔 생색과 함께...
      “북한 당국이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수해복구를 위해 양강도 주민에게 중국돈 50원씩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돈 50원이면 쌀 10㎏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매우 큰 돈... 중학교 학생들에게까지 쌀 1㎏ 또는 현금 5000원씩을 낼 것을 강요했다...”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제조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 또는
    “세습독재의 우상화와 호화·사치에 쓰는 엄청난 비용” 등등을 운운하는 건 너무 식상(食傷)하다.
    그런 것 말고도 계산은 아주 간단·명료하다.
      북녘의 돼지새끼가 갖고 있는 저금통에서 아주 쬐끔 돈을 꺼내 생색을 낸다.
    그런 연후에 “인도주의”를 하늘같이 섬기는 국제사회와 남녘 헛똑똑이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그 ‘돼지저금통’을 채운다. 아니 채우고도 남아서 또 다른 ‘돼지저금통’을 여러 개 더 만들 수 있다.

  •   그럼 배곯는 인민들과 수해 복구는 어떻게?
    “예로부터 자연재해와 가난 구제(救濟)는 나라님도 못한다는 말이 전해내려 오지 않느냐!”고
    을러대며, 인민들을 더욱 강도(强度) 높게 쥐어짜고 비틀기만 하면 만사형통(萬事亨通)이다.
      하여 북녘의 돼지새끼 입장에서야 물난리와 가뭄 때야 말로 “또랑치고 가재 잡는”
    경삿날이 되는 거다. 심각하게 다시 묻는다!

      이 시점에서 “인도주의(人道主義)”는 무엇인가?
    북녘의 ‘돼지저금통’만 불리는 이른바 “인도적 지원”이 그 “인도주의”의 길일까?

      “5개년전략수행기간[2016∼2020년]에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반드시 풀고 인민들에 대한
    식량공급을 정상화하여야 한다...” [좃선로동당 제7차대회 결정서, 2016년 5월 8일]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5차 핵실험 직후 북녘의 돼지새끼가 군부대(軍部隊) 농장을 시찰하며
    흡족하고 비릿한 웃음을 짓는 사진이 공개됐다. 올해도 머지않아 북녘의 좃선중앙TV, 좃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에서는 “북조선 들판 전역의 만풍년(滿豊年)”을 구가(歐歌)할 것이다.
      글쎄 누구의, 어떤 ‘만풍년’일까? “인민들에 대한 식량공급 정상화”?,,, 우리 주변의 개나 고양이들이 배꼽을 잡는다.

      엊그제 한국방송공사(KBS)의 아침 뉴스 중 일부다.
      “올해 벼농사는 대풍(大豐)을 예고하고 있지만 쌀값이 폭락해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밥상용 쌀 수입에 국내 소비량도 줄면서 쌀 재고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농민들은 쌀값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절대 ‘돼지저금통’을 채워줄 수는 없다.
    지금은 이것이 진정한 “인도주의(人道主義)”다.
      남과 북의 궁민(窮民)과 인민(人民)들 모두에게...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