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농업진흥지역 해제 찬반 놓고 갈등, 일부 주민들 시위 벌이기도
  •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입구에 "더불어민주당은 봉하마을에 그만 오소"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뉴데일리
    ▲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입구에 "더불어민주당은 봉하마을에 그만 오소"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뉴데일리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은 "어서 오라"고 환영했지만, 다른 주민들은 "그만 오라"며 시위를 벌였다.

    31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대거 이끌고 봉하마을을 방문한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봉하마을 입구에 "더불어민주당은 봉하마을에 그만 오라"고 쓰여져 있는 심상치 않은 플랜카드가 나붙어 있었던 것.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후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후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대표가 헌화대 앞에 도착하자 일부 주민들은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정권교체 파이팅' 등을 외치며 환영했다.

    특히 묘역 입구에서 기다리던 노무현재단 측 영농법인 ㈜봉하마을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은 '추미애 당대표, 최고위원들의 봉하마을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추 대표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기도 했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후 '더불어민주당은 봉하마을에 그만 오소!!'라고 쓰여진 플래카드 아래서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데일리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후 '더불어민주당은 봉하마을에 그만 오소!!'라고 쓰여진 플래카드 아래서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데일리

    하지만 추 대표가 권양숙 여사와의 비공개 대화를 마치고 현장을 떠나려고 하자 마을회관 앞에 모여 있던 봉하마을 지주, 경작자 등이 시위를 벌였다.

    주민 20여 명은 '농민을 우롱하는 봉하, 영농법인을 해체하라', '허울뿐인 친환경 농작 반대한다'는 등의 손 피켓을 들고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요구했다.

    추 대표는 대화를 요구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친환경 농업 해오신 분들이 하실 말씀 많다고 들었다"며 "관심 있게 챙겨보겠다. 서로 잘 이해하면서 조율할 부분 있으면 해보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안된다" "5분만 시간을 내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추 대표가 미리 잡힌 상경 일정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양해를 구하며 5분여 만에 현장을 떠나자 일부 주민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사모 측과 봉하마을 경작자-농장 지주 측은 이날 마을에서 추 대표 방문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마찰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봉하마을 농지 96.7㏊를 농업진흥지역 해제 대상으로 발표한 게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