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지면 통째로 할애해 구속에 목매는 검찰 비판 기사 보도하기도
  • 조선일보 고위 관계자가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유영구 명지학원 전 이사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구명 로비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일보 고위 관계자 A씨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두 사람에 대한 청탁을 건넸다. 내용은 유영구 전 이사장의 특별사면과 장세주 회장의 불구속 수사 의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청탁을 각각 다른 시기에 우 수석에게 전달됐으며, 내용을 건넨 당사자는 최근 논란이 된 송희영 전 주필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보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 연합뉴스
    ▲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보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 ⓒ 연합뉴스
    유영구 전 이사장은 명지학원 교비 727억여원을 빼돌리고 재단에 1,735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로 지난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 받았다.

    장세주 회장은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해 원정 도박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로 청탁이 이뤄질 당시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후 장 회장은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4억1,894만원을 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하지만 청탁을 받은 우병우 민정수석은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영구 전 이사장은 특별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장세주 회장도 구속기소가 이뤄졌다.

  • 2015년 5월14일 조선일보 8면 캡쳐화면, 장세주 동국제강 전 회장의 구속 이후 조선일보는 검찰의 구속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 2015년 5월14일 조선일보 8면 캡쳐화면, 장세주 동국제강 전 회장의 구속 이후 조선일보는 검찰의 구속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특히 장세주 회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될 당시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은 장세주 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에서 법원의 기각 결정을 받았다가 2차 영장 청구에서 결국 영장을 발부 받았다.

    <조선일보>는 장 회장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다음날인 2015년 4월29일 사회면에서 '[기자수첩] "有錢불구속, 無錢구속" 법원에 화풀이한 검찰'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장 회장의 영장기각에 대해 검찰이 '유전(有錢) 불구속, 무전(無錢) 구속'이라고 항변한 것에 대한 비판 기사였다. (관련기사 :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5&M=04&D=29&ID=2015042900160)

    <조선일보>는 또 장 회장이 2차 영장청구로 구속된 2015년 5월7일로 부터 일주일 뒤인 같은달 14일 지면 한면을 할애해 '정권 코드 맞추기 수사, 먼저털이식 악습, 구속에 목매고 영장 기각되면 법원에 삿대질 하는 검찰'이라는 내용으로 검찰을 비판했다.

    한편 송희영 조선일보 전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로비 문제와 관련해 추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이어 고재호 전 사장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다.

    송 전 주필은 지난해 고 전 사장의 연임을 고려해 달라는 청탁을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30일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송희영 전 주필이 지난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결국 송희영 주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2012∼2015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고재호(61) 사장이며 연임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재호 사장은 현재 5조7,000억원대 분식회계 및 20억원대 사기대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있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이런 일련의 로비행태가 '부패기득권' 세력이란 청와대의 인식 형성에 일조한 것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