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외이사 했던 송 前주필 형, 대우조선 쌍둥이 배 명명했던 부인 등이 임원
  • 지난 8월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박수환-송희영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한 사진. ⓒ뉴데일리 DB
    ▲ 지난 8월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박수환-송희영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한 사진. ⓒ뉴데일리 DB


    대우조선 비리와 관련,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여·58)가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62)의 가족들이 운영하던 영세기업의 ‘감사’로 등재된 적이 있었다고 ‘동아일보’가 31일 보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수환 뉴스컴 대표는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형제, 부인이 이사로 등재돼 있는 가족회사 F社의 등기부 등본에 ‘감사’로 이름이 올라 있었다고 한다.

    홍보대행사 대표가 언론사 고위 간부 가족들의 업체에 '등기 감사'로 돼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F社가 설립된 때는 2004년 5월 경, 자본금은 1억 원이었으며, 소재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였다고 한다. 이때는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 조선일보 출판국장을 맡았던 시기로 2005년 편집국장이 되기 직전이었다.

    F社의 등기부 등본을 보면,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동생 송 모 씨(55)가 대표이사, 형인 대학교수 송 모 씨(64), 부인 박 모 씨(58)가 이사로 등재돼 있다고 한다.

    F社가 등기부 등본에 밝힌 사업 목적은 △인터넷과 모바일 관련 사업 △건강보조식품, 명품 수출입업과 도소매업 △전기 전자제품 수출입업과 도소매업 등이라고 돼 있다.

    ‘동아일보’는 “F사의 사업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고, 기업신용평가보고서도 발표된 게 없었으며, 등기상 주소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선 야탑역 인근 오피스텔의 2003년 이후 입주자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F사와 연관되는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F사의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 주소만 이곳으로 설정해 놓은 것 아니냐”는 해당 오피스텔 관리사무소 측의 답변도 인용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F사는 2012년 청산절차를 거쳐 폐업했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F사는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유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의 수사 대상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F사를 통한 ‘수상한 거래’ 단서가 포착될 경우 검찰 수사는 한층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검찰이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 민유성 前산업은행 행장과의 친분을 이용, 기업들에게 甲 같은 乙 행세를 했다는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면서 “검찰에 소환된 대기업 관계자들이 ‘박 대표를 통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악성정보가 계속 흘러들어갈 경우 산업은행이나 언론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가 이날 보도한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가족회사’에 임원으로 등재된 사람들이 대부분 대우조선해양과 관련이 있었다는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 지난 8월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사진 가운데는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부인이 쌍둥이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한 사진도 포함돼 있다. ⓒ뉴데일리 DB
    ▲ 지난 8월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사진 가운데는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부인이 쌍둥이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참석한 사진도 포함돼 있다. ⓒ뉴데일리 DB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형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를 맡았으며, 2012년에는 대표이사 추천협의회 위원장도 지냈다.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부인 박 씨는 2009년 8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새로 건조한 쌍둥이 컨테이너선 ‘노던 제스퍼’호와 ‘노던 주빌리’호 명명식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국내 언론들은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 간의 ‘커넥션 의혹’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내용들을 확인해보면 이 일은 매우 큰 ‘게이트’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2015년 5월 대우조선해양의 신임 사장으로 現정성립 대표가 취임하고, 이를 전후로 “대우조선 내에서 ‘파벌싸움’이 벌어졌다” “남상태 前사장이 측근을 차기 사장으로 앉히고 수렴청정하게 됐다”는 소문이 거제 일대에서 파다했던 점, 조선일보가 2015년 10월 말부터 기자들을 대거 거제에 보내 20여 편 이상의 기획기사‘를 쏟아냈던 점, 남상태 前대우조선해양 사장이 盧정권 시절에 연임을 했던 점, 민유성 前산업은행장과 박수환 뉴스컴 대표 간의 관계가 20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과 함께 관련 내용에 대한 당시 뉴스 보도들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한 지난 8월 26일과 29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폭로한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확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민유성 前산업은행장, 남상태 前대우조선사장만을 조사하는 데서 이번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는다면, ‘더 큰 문제’를 덮는다는 국민들의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송희영 前조선일보 주필의 사표를 지난 8월 30일 수리한 조선일보는 이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