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여론 살피며 '단식투쟁-우병우 이슈' 일단 제외
  • 지난 2014년 8월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던 문재인 의원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 2014년 8월 22일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던 문재인 의원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친문(親문재인) 일색의 당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길거리 투쟁' 본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조짐이다. 국회에서 싸움만 하고 밖에선 투쟁만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민주 초선의원 30여 명은 24일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오는 25일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연장을 요청하는 항의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해 세월호 유가족 및 특조위 관계자를 만나기로 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25일을 '초선 행동의 날'로 정하기도 했다. 

    당초 초선의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문제 외에도 우병우 수석 해임을 촉구한 뒤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을 벌이고 있는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 세월호 농성장에서 부분 단식을 벌인다는 계획이었다. 

    앞서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 57명의 초선 의원들은 정부의 불통과 독선에 맞서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제한적 범위에서나마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며 
    "청와대 앞에서 우병우 수석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곧바로 세월호 농성장에 결합해 부분 단식에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을 다녀온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소병훈, 신동근, 김병욱, 박정, 김영호, 손혜원 의원. ⓒ뉴시스
    ▲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을 다녀온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소병훈, 신동근, 김병욱, 박정, 김영호, 손혜원 의원. ⓒ뉴시스


    부분 단식 투쟁 방식과 우 수석 이슈가 빠진 것은 온건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운열 의원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자칫 정부 여당의 '정부 흔들기 프레임'에 말려들 우려가 있다며 
    단식 투쟁과 우 수석 해임 촉구 부분은 배제하라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 투쟁에 대한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한 중진 의원은 "초선의원들이 장외 농성을 할 경우 여당으로부터 '일 안하는 야당'이라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당 지도부가 
    초선 의원들을 말리지 않았다는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퇴임을 앞둔 
    김 대표는 이날 초선 의원들이 장외 투쟁을 추진하는 데 대해 "국민이 (국회에서 일하라고) 야당에 다수를 만들어줬다"며 "다수를 가지고 국회 내에서 할 일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더민주는 그동안 '친노 운동권 척결'을 외쳤던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강경 언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김 대표의 퇴임이 다가올수록 당 소속 의원들의 돌출행동은 빈번해졌다. 최근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은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중국을 방문, 공산당에 이용만 당했다는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오는 27일 친문 당대표 후보의 당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조만간 김 대표 체제 하에서 숨겨왔던 장외투쟁 본색과 막말 발언 등을 서슴없이 쏟아낼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