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야 인마 나가"…황 의원과 설전

  •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23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야 인마, 너 나가"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망발(妄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공식 석상에서 그게 뭐하는 것인가. 회의장이 자기 개인 방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자신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황 의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복수의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황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지지율 하락과 관련한 당의 미래를 우려하며 "당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자리에서 거국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당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박 위원장의 일방적 당 운영 행태를 지적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언제든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도 안 하면서..."라고 황 의원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황 의원은 의총 말미에 "비대위원장이 훈시하듯 하지 않느냐. 나는 고개가 숙여진다, 꾸중 듣는 것 같다"며 다시 박 위원장의 독선적 행태를 거듭 비판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나는 황주홍이 고개 빳빳이 들고, 고개 숙이는 걸 보지 못했다. 5년 동안 정치 같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고 총질하느냐"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원색적 비난에 격분한 황 의원은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 알고 있느냐"며 "원맨쇼 그만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위원장은 "야 인마 너 나가"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고, 이 과정에서 '이XX' 등 욕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 의원은 박 위원장의 고압적인 태도에 "공식 석상에서 무슨 짓이냐. 동료 의원에게 어떻게 '이XX, 저XX'라고 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두 사람의 설전을 지켜본 의원들의 상당수는 박 위원장 독주에 또 한 번 혀를 내두르는 반응이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지도부에서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당 소속 의원이 얼마든지 비판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인데.."라며 "박 위원장이 이런 목소리를 개인적인 감정의 차원 문제로 뒤바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선 출신의 한 의원도 "우리는 반민주적 당 운영에 반발해 새로운 둥지를 튼 사람들이 아닌가"라며 "지금 당 지도부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당을 운영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황주홍 의원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시절 문재인 대표 등 친노 운동권 세력의 독선적 행태에 반발하며 거침없이 쓴소리를 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24일 설전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대전 동구 중앙시장 활성화구역 상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에서 "어제 의총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국민들과 당원 그리고 우리 당 의원들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제가 비대위원장이자 원내대표로서 또 선배 의원으로서 자제했어야 마땅했다. 공식회의에서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제 잘못이었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앞으로 황 의원을 비롯해 모든 의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해서 우리 당이 국민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