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홍보대행사하며 다국적 기업 위한 로비, 재벌가 경영권 분쟁 개입 의혹도 제기
  • ▲ 지난 8월 22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8월 22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는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2일 대우조선해양 관련 비리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이하 뉴스컴) 대표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수환 대표가 홍보대행 업무 뿐만 아니라 ‘로비스트’ 역할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뉴스컴’이 홍보대행업계에서는 최고의 대우를 해준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대졸 초임 신입사원 연봉이 5,000만 원을 넘는다는 이야기로 ‘뉴스컴’을 소개하는 취업 사이트의 글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뉴스컴’에 대한 일반적인 언론 보도는 100여 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부처 홍보도 맡은 유능한 홍보대행사였다는 내용들이다. ‘뉴스컴’ 고객으로 알려진 기업들을 보면, 구글, P&G, UBS, GE, 이케아, 화웨이, 맥도날드, 한국 허벌라이프 등이 눈에 띤다.

    하지만 실제 홍보대행 업계에서 박수환 뉴스컴 대표는 ‘로비스트’ 업무도 함께 했다고 평한다. 

    뉴스컴은 2015년 7월에 있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했던 美헷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관련 분쟁 당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홍보대행업무를 맡았다.

    ‘뉴스컴’은 2003년 SK그룹과 헷지펀드 ‘소버린’ 간의 분쟁에서는 ‘소버린’의 홍보대행을 맡았다. 엘리엇과 소버린 등의 홍보대행을 맡을 때는 홍콩에서 활동 중인 PR전문가 ‘리처드 바튼’ 뉴게이트 커뮤니케이션스 홍콩 지사 매니징 파트너와 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컴’은 또한 과거 ‘외환은행 먹튀 논란’을 빚었던 美헷지펀드 ‘론스타’와 외환위기 이후 ‘SC제일은행’을 인수했던 ‘뉴브릿지 캐피탈’의 홍보대행도 맡았었다.

    국내 일부 언론과 홍보대행업계에서는 이런 경력을 내세우며 “뉴스컴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뉴스컴’이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은 과거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 등에 개입했던 점으로 인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뉴스컴’의 박수환 대표는 효성그룹의 삼형제 가운데 둘째 조현문 변호사가 소유한 ‘동륭기업’에서 ‘기타 비상무 이사’를 맡은 것이 2015년 5월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언론들은 “조현문 변호사가 가족들과의 분쟁 이후 효성그룹을 떠나면서 박수환 뉴스컴 대표에게 언론창구 역할을 맡겼다”고 보도했다.

    ‘뉴스컴’은 과거 조현준 사장의 해외부동산 불법취득 사건이 불거졌을 때는 효성그룹에 언론대응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뉴스컴’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차남 강문석 사장 사이의 분쟁에도 개입했다. 롯데그룹의 신동빈-신동주 갈등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언론들은 박수환 뉴스컴 대표가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게 조사를 받고 23일 귀가하자 그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민유성 前산업은행장, 남상태 前대우조선해양 사장, 김준규 前검찰총장 등의 이름도 언급한다. 이 외에도 주요 일간지의 주필 A씨, 다른 일간지의 부장급 인사들 이름도 박수환 대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컴’의 연 매출은 80억 원 내외로 홍보대행업계에서 중상급에 속하지만, 1997년 회사를 차린 뒤 활동해 온 박수환 대표의 활동 범위와 그 영향력은 회사의 수준을 훨씬 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홍보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