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행진곡' 때도 국정 비협조 엄포 놓더니… 운동권 본색 드러내나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5일 농민 백남기씨 문제를 놓고 '이한열 열사'를 언급하며 운동권 본능을 또다시 드러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5일 농민 백남기씨 문제를 놓고 '이한열 열사'를 언급하며 운동권 본능을 또다시 드러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신의 운동권 본능을 끝내 참을 수 없었던 것일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5일 지난해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은 농민 백남기씨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로 불리는 '이한열 열사'를 내세웠다. 자신이 '86 운동권 그룹' 출신임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백남기씨의 가족 및 '백남기 대책위원회'와 만나 "이한열 열사의 소생을 위해 싸운 그 마음으로 백남기 농민의 문제를 다루겠다"며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경찰 살수차 운용을 제한하는 일명 '백남기법'의 제정과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더민주에 촉구했다. 더민주는 이러한 대책위의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 

    정현찬 대책위 공동대표는 "백남기씨가 물대포에 의해 쓰러진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잘못한 사람의 사과없이, 책임자 처벌도 없이 이렇게 묵묵부답으로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학교 2학년이었던 이한열 열사가 쓰러졌을 때, 우상호 원내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집회를 주도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때 집행위원장을 맡아 영정을 들기도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한열 열사는 27일 동안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누워있었고 의식이 없었다"며 "수많은 학생들이 눈물로 소생을 기원했고 기다렸지만 끝내 하늘로 떠났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백남기 농민의 254일이란 기간은 당시 27일에 비해 어마어마한 시간이다"며 "백남기 농민의 소생을 기원하는 마음은 다 같지만 중요한 것은 수사에 전혀 진척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냥 침묵하고 시간을 끌면 잊혀질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라며 "절대 잊을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고 덮을 수 없는 사안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약속을 드린다"며 "정부가 좀 더 성의있게 이 문제에 대해 나와야 한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끌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드린다"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현안에 있어 '운동권 프레임'을 앞세워 정부여당에 엄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국가보훈처가 5·18 기념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우상호 원내대표는 "만일 5·18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정권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결국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기념행사 당일 약간의 소란으로 마무리되면서 매년 벌어지는 소모성 논란이란 비판만 받았다.   

    한편 이날 면담에는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외에 이재정·박주민·김현권·김영진·김정우 의원이 면담에 참석했다. 백남기 농민 측에서는 부인 박경숙 여사와 자녀인 백도라지·백민주화씨, 박석운·정현찬 대책위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