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 기사 방 모 씨 “차선변경 중 사고” 진술…블랙박스 영상 보면 속도 안 줄여
  • ▲ 지난 17일 오후 5시 55분경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일어난 추돌사고의 블랙박스 영상. K5 승용차가 짓이겨지는 모습이다. ⓒTV팟 공유영상 캡쳐
    ▲ 지난 17일 오후 5시 55분경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일어난 추돌사고의 블랙박스 영상. K5 승용차가 짓이겨지는 모습이다. ⓒTV팟 공유영상 캡쳐

    지난 17일 오후 5시 55분경,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봉평터널 입구(강원 평창군 용평면)에서 관광버스가 정체 때문에 서행하던 승용차들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K5 승용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4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잇따라 추돌 당한 승용차 4대에 타고 있던 16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버스에 타고 있던 관광객 23명은 부상을 입지 않았고, 관광버스 운전사 방 모(57세) 씨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해당 소식이 처음 알려질 때, 관광버스 운전사 방 씨는 경찰에 “2차선으로 운행하다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던 중 앞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늦은 오후, 사고 현장에 있었던 한 운전자가 후방 블랙박스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해차량인 관광버스가 앞 차량들이 줄지어 서행 중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돌진한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던 것이다.

    관광버스는 100m 이상의 거리를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와 바로 앞의 K5 승용차를 들이받은 데 이어 그 앞의 아우디 Q5 SUV, 그랜저 HG, 신형 SM7, BMW 승용차를 잇달아 들이 받는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충격으로 K5 승용차가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모습, 그 앞의 Q5 SUV와 그랜저 HG, SM7 승용차 등이 옆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나온다.

    블랙박스 영상을 올린 이는 “만약 사고 직전에 차선을 바꾸지 않았다면 이 글도 쓰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소름끼친다는 소감을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7일 늦은 오후부터 해당 영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관광버스 기사가 졸음운전이거나 스마트폰 등을 조작하면서 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최근 수도권 광역버스 등을 타보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버스 운전사들을 종종 볼 수 있다. 8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버스 운전사가 자칫 한 눈을 팔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또한 블랙박스 영상을 본 뒤 관광버스 운전사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정지하려는 노력이 보이지도 않고 그대로 앞 차량들을 깔애뭉개는 영상에 충격을 받은 탓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법률에 따르면, 시내버스와 택시, 관광버스, 대형 화물트럭 등은 일반적인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공제조합’을 통해 사고에 대한 배상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공제조합’들이 일반 차량에 대해 피해를 입혔을 때 늑장 처리를 하기 일쑤인데다 피해배상 금액 또한 터무니없이 적게 해주고 있어 많은 비난을 사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고 피해자들 또한 정부나 경찰이 나서지 않을 경우 보상 문제로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