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계승해도 친노는 안돼! 박지원式 통합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4일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외연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친노(친노무현), 특히 친노 강경 세력들까지 품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글쎄"라며 다소 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저 자신도 통합 단일화를 했고, 어제 김원기 전 의장도 통합을 굉장히 강조했지만,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이 황금의 3당 분할을 시켜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야권은 전통적으로 호남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국민의당은) 그 필요조건을 호남에서 석권함으로써 갖게 되었고 비호남권에서는 외연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 지도부는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지난해처럼 친노 세력들이 물병을 던지고 흙을 끼얹지는 않았지만 조롱과 욕설, 야유는 여전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신을 "모두가 평등하고 사람답게 사는 그러한 세상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노 세력들은 자신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노 전 대통령을 추도하기 위해 먼 길을 온 자신들에게 비난을 쏟아낸 부분을 지적한 셈이다. 

4·13 총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계파가 된 친노·친문 세력과 그 지지자들의 존재와 국민의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외연을 확장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무조건 통합을 주장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다만 박지원 원내대표는 추도식에서 곤욕을 치루긴 했으나 "안철수 대표를 환영한다는 현수막도 나부끼고 권양숙 여사나 노무현재단 관계자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열렬하게 환영해 줬다고 본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한편, 박지원 원내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반 총장이 대통령에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안 나올 수 있는 것도 반이고. 저희 야당에 문을 두드린 것도 반이고 새누리당에 두드린 것도 반"이라며 "모든 게 반반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반기문 총장이 굉장한 권력욕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친박(친박근혜)에서 옹립하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는 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은 지금 현재 문제가 많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그쪽으로 갈 확률이 높다"면서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