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화교간첩' 사건으로 유명한 유우성 씨는 탈북자들의 '대북송금'을 처리해주는 브로커로 활동한 바 있다. 유우성 씨는 '대북송금'으로 벌금 1,0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2015년 7월 16일자 MBC 관련보도 화면캡쳐
    ▲ '북한화교간첩' 사건으로 유명한 유우성 씨는 탈북자들의 '대북송금'을 처리해주는 브로커로 활동한 바 있다. 유우성 씨는 '대북송금'으로 벌금 1,0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2015년 7월 16일자 MBC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 무산 지역에서 탈북민 대북송금 관련, 최대 규모의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사건 때문에 하루 평균 10여 명, 최근 전국적으로 600여 명의 관련자들이 보위·보안부의 내사를 받아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23일 북한 관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탈북자로부터 “지금 북한 무산군에서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로부터 송금을 받아온 북한 주민(탈북자 친척 및 가족)들이 보위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피해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갈이었다.

    카페에 소개된 내용과 23일과 24일, 북한 통신원들과의 통화 내용을 종합해보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올해 3월 초, 북한 무산군에서 생활하면서 대북송금 중개인 역할을 하던 김 모 씨가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왔다. 당초에 김 씨는 중국에서 일을 보고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했던 일이 발생(?)하고 심경에 변화까지 생겨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 거주 탈북자들의 대북송금을 도왔던 중국 조선족 교포가 김 씨의 한국행을 도와 3국을 거쳐 대한민국으로 오기까지의 노정은 비교적 순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일은 김 씨가 한국에 입국한 이후에 터져버렸다.

    김 씨가 애초에 한국행을 생각하지 않고 북한을 떠났던 관계로 그동안 관리해 오던 대북 송금 및 입금(연계) 자료를 북한에 두고 왔던 것, 김 씨는 중국 연길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척집 방문을 목적으로 여행증까지 발급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김 씨가 돌아오게 된 날짜를 어겼고, 중국에서 안 좋은 일에 연류되었다는 것까지 파악한 보위부가 김 씨의 집을 덮쳤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리고 김 씨의 집 장롱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송금 및 입금 장부가 발각되면서 무산군 보위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그렇게 올해 3월, 북한 보위부에 의해 발각된 김 씨의 장부에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북한에서 송금 받은 가족들의 이름과 주소, 송금 액수, 날자 등이 깨알 같은 필체로 적혀있다고 한다. 이름 하여 북한판 ‘살생부’가 보위부의 수중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무산군 보위부는 이 ‘살생부’의 공개를 서두르지 않았다. 발견 즉시 사건 경위와 함께 중앙에 보고했으며 중앙에서는 보위·보안부 합동조사단을 꾸려 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리고 당 대회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조사와 체포를 시작했던 것이다.

    “문제는 피해 규모다”라고 한 탈북단체장은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입국해 정착기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김 씨는 송금을 위탁한 탈북민들로부터 큰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그에게 대북송금을 의뢰했던 탈북민들의 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피해자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김 씨를 알고 지냈다는 또 다른 탈북자는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어디 무산에만 있는가. 김 씨와 연계된 사람들은 함경남북도와 지어는 평양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24일 본 방송의 북한 통신원은 “조사(수사)는 전국적 범위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또 “명단(조사대상)엔 탈북자 가족뿐만 아니라 보위원, 보안원, 돈주에다 당 간부까지 이름을 올리고 있어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을 남쪽에 알려 피해를 축소시켜야 한다. 지금 무산군에서만도 하루에 열 명 정도 씩 보위부에 끌려가고 있고, 전국적인 조사 대상이 600여 명이나 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남조선과의 연계를 부정하고 있고, 따라서 구속자수는 많지 않고”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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