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만스키 감독 "北주민, 감염병 치료 위해 수십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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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 아래' 비탈리 만스키 감독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태양 아래' 비탈리 만스키 감독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북한 내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러시아 감독 '비탈리 만스키'의 다큐멘터리 '태양 아래(Under the Sun)'가 개봉을 이틀 앞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별시사회를 가졌다.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 주최로 열린 이날 '다큐영화 태양 아래 미리보기' 특별시사회에는 24일 전격 내한한 비탈리 만스키 감독을 포함,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전희경(새누리당)을 비롯, 소설가 복거일 씨, 작가 이근미 씨, 탈북시인인 장진성 씨,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북한에 대해 조명하는 영화를 보여드리게 된 것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구소련시절 소련에서 태어난 한 사람으로서, 지금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상에 대해 풀어나갈 수 있는 저만의 열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탈리 감독은 "북한에서 꽤 오랜 시간 있으면서, 그 사람들을 보고 이해한 바에 따르면, 북한에서 체제가 변화하고 권력이 변화한다고 해도, 북한주민들이 감염돼 있는 병을 치료하기에는 수십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그는 "스탈린이 1953년 사망했지만, 소련 붕괴는 1991년이 되서야 일어났고, 그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러시아 사람들의 마음에는 스탈린이 살아있고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만약 북한에 '정권 붕괴' 등의 변화가 생겼을 때, 북한 주민들이 감염돼 있는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은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전희경 당선인은 "러시아 감독의 눈에 비친 북한의 실상을 우리는 제대로 보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으로 이 자리에 섰지만, 20대 국회가 가장 열심히 해야 될 일은 바로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설가 복거일 씨는 "좋은 예술은 우리의 무뎌진 감성을 새롭게 한다"며 "이 영화가 우리의 무뎌진 감성과, 북한 인권에 대한 무관심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근미 씨는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북한 전체주의의 실상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한 아이가 비상식적 사회에서 비상식적으로 자라게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탈북시인 장진성 작가는 "북한에는 물리적 독재와 감성 독재가 있는데, 육체적 인권 유린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인권 유린도 문제 삼아야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태양 아래'는 북한 정권의 정신적 인권 유린을 문제 삼은 최초의 다큐멘터리"라고 강조했다.

    이문원 미디어워치 편집장은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감염'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저 역시 크게 공감한다"면서 "전체주의에 감염된 문화권은 벗어나기가 힘들다. 북한과 통일 이후 전체주의에 감염된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극복시킬 것인지, 통일 이후에 대한 문제를 이슈로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양 아래'는 오는 27일(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