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슈안대 학생회 주최한 포럼 소식 전하자 中공산당 “선동죄로 처벌해야” 발끈
  • 지난 18일(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에 모인 시위대. 렁춘잉 행정장관 딸의 '갑질'은 中공산당 간부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태도다. ⓒ홍콩 SCMP 보도화면 캡쳐
    ▲ 지난 18일(현지시간) 홍콩국제공항에 모인 시위대. 렁춘잉 행정장관 딸의 '갑질'은 中공산당 간부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태도다. ⓒ홍콩 SCMP 보도화면 캡쳐

    지난 18일(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 터미널이 인파로 가득 찼다.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中공산당의 대리인으로 알려진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과 그 딸을 규탄하는 시위대였다.

    홍콩 국제공항 직원들이 모인 ‘홍콩승무원총공회’ 소속 시위대 1,000여 명은 공항에서 렁춘잉의 딸이 공항의 보안규정을 무시하고 자신의 수화물을 찾아오라며 공항 보안요원을 상대로 ‘갑질’을 벌인 데 대해 항의했다.

    이어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홍콩 슈안 대학 학생회가 ‘자본주의 파도 속 홍콩의 미래’라는 주제의 포럼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에 앞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홍콩 독립을 놓고 다양한 토론이 있었다고 한다. 포럼은 홍콩 행정당국을 두려워 한 학교 측의 거절로 무산될 뻔 했다가 학생회 사무실에서 열렸다고 한다. 포럼에서는 친중파와 홍콩 독립파 간의 토론이 벌어졌다.

    포럼에 참석한 홍콩 민주당의 람척팅 총간사는 “만약 2017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계기로 홍콩이 독립을 추진한다면 中공산당이 인민해방군을 직접 보낼 것”이라면서 “군대까지 보유한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 것은 그 결과가 전쟁 발발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친중파’로 분류되는 변호사 주이너스 호는 “홍콩이 독립한다면, 중국으로부터의 식량, 물품 공급이 끊겨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펼쳤다고 한다.

    주이너스 호는 “누가 홍콩의 주인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中공산당은 주권 문제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中공산당의 패권주의를 편들었다고 한다.

    반면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열혈공민’의 웡잉탁은 “지난 몇 년 동안 전개했던 민주화 운동은 모두 실패했다”면서 “독립이야말로 홍콩 시민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홍콩 민족당의 노라 탐 의원 또한 홍콩이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만약 中공산당이 인민해방군을 보내 홍콩을 침략하려 한다면, 서방 진영이 홍콩의 저항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을 때도 중국은 식량 등을 무역 형태로 공급했다”며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홍콩 ‘SCMP’가 보도한 내용은 한 대학에서 열린 포럼 내용에 불과했지만, 中공산당은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中공산당 외교부의 홍콩 상주기구인 駐홍콩 특파원 공서 관계자는 “中공산당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거나 반국가적 연설을 하는 것은 선동죄로 규정되어야 한다”며 이 포럼에서의 대화 내용을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공산당의 이 같은 반응은 2017년 행정장관 직선제를 계기로 홍콩을 영원히 ‘노예’로 삼으려는 계획이 틀어질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中공산당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은 뒤 ‘1국가 2체제’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서방 진영과의 접점이자 세계 4대 금융 중심지인 홍콩을 통해 中공산당의 정부 재정과 환율 조작 문제를 숨기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왔었다.

    실제 中공산당은 2014년,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을 통해 경제 경착륙을 막고, 공산당 고위간부들이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데 활용한 바 있다. 中공산당은 향후 ‘선강퉁’, ‘신구퉁’을 시행할 예정인데, 이때 홍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中공산당 지도부는 절대 홍콩을 손아귀에서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