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윤성빈, '스켈레톤의 神' 깨고 세계정상 정복

누가 대한민국을 '썰매 불모지'라 했던가?

지난달 월드컵 5차 대회에서 봅슬레이 공동 1위를 기록, 전 세계를 놀래킨 대한민국이 한국 시각으로 5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5~2016 시즌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스켈레톤' 우승을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했다.

머나먼 스위스 땅에서 승전보를 울린 주인공은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윤성빈(23). 윤성빈은 이번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2분18초26의 호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국가 선수가 스켈레톤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성빈은 1차 시기에선 '스켈레톤의 신(神)'이라 불리는 세계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에게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윤성빈의 바로 앞은 마르틴스 두쿠르스의 친형인 토마스 두쿠르스(35)가 차지했다.

윤성빈이 이번 시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는 선전을 거듭했지만, 10년째 정상을 달리고 있는 두쿠르스를 넘어서기엔 아직 역부족으로 보였다.

특히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올 시즌 1∼6차 대회에서 모조리 금메달을 딸 정도로 정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생모리츠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는 윤성빈은 자신감 있게 2차 레이스를 펼쳤다.

최고 시속 133.8km. 거의 날다시피 커브 구간을 패스한 윤성빈은 1차 시기보다 무려 0.62초를 앞당긴 1분8초8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두쿠르스 형제'를 모두 제친 윤성빈은 1,2차 합계 1위를 달성,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켈레톤 대표팀의 장비와 주행 코치를 맡고 있는 리차드 브롬니는 "천연 얼음으로 만들어진 생모리츠 트랙의 빙질이 계속 변해 수시로 장비를 관리해왔다"며 "윤성빈이 얼음에 잘 적응해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