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도권·오키나와 일대 패트리어트 미사일도…“美-日 미사일 대응공조 점검할 것”
  • ▲ 일본이 과거에 공개했던 탄도 미사일 방어계획 개념. 이제는 현실이 됐다. ⓒ美글로벌시큐리티 화면캡쳐
    ▲ 일본이 과거에 공개했던 탄도 미사일 방어계획 개념. 이제는 현실이 됐다. ⓒ美글로벌시큐리티 화면캡쳐

    북한의 대륙간 탄도탄(ICBM) 발사 준비 소식이 전해지자 ‘외교적 노력’만 강조하는 한국 정부와 달리 미국과 일본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을 동해와 태평양 일대로 보내는 한편 오키나와에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 북한 대륙간 탄도탄을 요격할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

    일본 정부는 동해상에 이지스 구축함 1척, 동중국해에 2척을 보냈다. 이 이지스 구축함에는 사정거리 1,200km의 탄도탄 요격 미사일 SM-3가 탑재돼 있다. 일본 정부는 유사시 북한 대륙간 탄도탄을 대기권 밖에서 1차 요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한 SM-3의 요격 시도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도쿄, 사이타마, 지바 등 수도권과 오키나와 지역의 이시가키지마, 미야코지마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긴급 배치해 요격 준비를 해놓고 있다.

    미국 또한 태평양의 제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여러 척을 북한 대륙간 탄도탄 경로 인근에 배치해 놓은 상태라고 日NHK가 4일 보도했다.

    日NHK는 “美7함대의 이지스 구축함이 배치된 정확한 지역은 알 수 없다”고 전하면서도 한국 서해, 제주도 남서 해역, 동중국해 인근에 여러 척을 배치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日NHK는 “美7함대는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등과 협력해 필요할 경우 북한 대륙간 탄도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들은 2015년 11월 설치한 ‘미-일 동맹조정메커니즘(ACM)’을 활용해, 美7함대 이지스 구축함과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 간의 공조 체제를 가동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탄을 발사했을 때 이를 요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할 절호의 기회로 보는 것이다.

    한국 정부 또한 해군 이지스 구축함을 북한 대륙간 탄도탄의 비행 예상 경로에 배치하고, 발사 직후부터 추적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한국 해군에는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는 대륙간 탄도탄을 요격할 수 있는 ‘SM-3’와 같은 미사일 체계가 없다.

  • ▲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통보 이후 日자위대는 도쿄 일대에 패트리어트 PAC-3를 배치했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통보 이후 日자위대는 도쿄 일대에 패트리어트 PAC-3를 배치했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군이 갖고 있는 탄도탄 요격 체계는 패트리어트 PAC-2. 그 가운데서도 최신형에 속하는 GEM+ 버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트리어트 PAC-2 GEM+ 미사일은 '탄도탄 요격용'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는 하지만, 일본 자위대나 미군이 보유한 PAC-3처럼 미사일이 직접 탄도탄에 부딪히는 형태가 아니라 탄도탄 주변에서 폭발을 일으켜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사정거리도 15km 내외로 짧다. 때문에 탄도탄을 요격했다고 해도 파편 등이 떨어지면서 부수적인 피해를 일으킬 우려도 있다.

    일본 자위대 또한 이런 점 때문에 패트리어트 PAC-2 GEM+를 도입한 뒤 PAC-3를 추가로 도입해 수도권 등의 방어에 사용하고 있다.

    해군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한국 해군은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3척을 갖고 있지만, 여기에서 운용할 수 있는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은 없다. 여기에 장착한 대공 방어용 미사일은 SM-2 BlockⅡ 미사일이다. 

    SM-2 BlockⅡ도 매우 우수한 요격용 미사일이다. 사정거리가 110km를 넘고 속도도 마하 3.5로 빠르며 고속 파편탄두로 적기를 격추한다. 이지스 구축함의 시스템과 연계하면 적 전투기를 잡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마하 2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탄도탄을 요격하려면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미군도 이 때문에 SM-3 미사일을 만들어 냈다.

  • ▲ 美레이시온社가 개발한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 SM-3의 단계별 특징. ⓒ美레이시온 홈페이지 캡쳐
    ▲ 美레이시온社가 개발한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 SM-3의 단계별 특징. ⓒ美레이시온 홈페이지 캡쳐

    미국과 일본이 운용하는 SM-3 미사일은 SM-2 Block Ⅳ 계획을 토대로 만들었다. 적의 탄도 미사일이 대기권 밖을 날 때에 요격할 수 있도록 최대 사정거리를 500km로 잡고 개발했다. 이후 실제로 만든 SM-3 미사일은 저궤도의 인공위성을 격추하고, 탄도 미사일 격추 시험에도 성공했다.

    한국군 또한 SM-3 미사일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이지스 구축함 한 척 당 개조비용만 5,000만 달러 이상이 들고, 미사일 가격 자체도 1발 당 110억 원 이상으로 매우 비싸 결국 구매하지 못했다. 대신 몇 년 이내에 완성되는 SM-6 미사일을 구매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따라서 한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은 북한이 탄도탄을 발사할 때부터 추진체가 바다에 떨어질 때까지 지켜보고, 그 파편이나 수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