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 전북 무주 방문계획 불허…ITF “곧 방문 가능할 것”
  • ▲ 북한 정권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전북 무주 방문을 정부가 불허했다. 사진은 북한에서 김일성 생일을 맞아 열린 태권도 축전의 한 장면.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북한 정권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전북 무주 방문을 정부가 불허했다. 사진은 북한에서 김일성 생일을 맞아 열린 태권도 축전의 한 장면.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일명 ‘북한 태권도’로 알려진 ‘국제태권도연맹(ITF)’의 한국 방문을 정부가 막아섰다.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민간 교류만 따로 취급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의 조치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일 정례 브리핑에서 ‘국제태권도연맹’이 올해 상반기 전북 무주에 태권도 시범단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불허한 것에 대해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상당히 엄중한 상황에서 남북 민간교류는 잠정적으로 자제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큰 잘못을 저질러 놓은 상황에서 이들의 방한을 내세워 이를 호도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태권도연맹’의 방한이 ‘민간교류’로 위장한 남남갈등 조성 전술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통일부의 이 같은 방침 알려진 뒤 ‘국제태권도연맹’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북관계 경색으로 당장은 남북 민간교류가 어렵다고 하지만, 한두 달 지나면 방한 일정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시범단의 전북 무주 방문을 현실화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방침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통일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국제태권도연맹’은 1966년 9월 창립된 단체다. 이 단체를 만든 최홍희는 초대 회장을 맡았고, 당시 김종필이 명예회장이었다. 하지만 최홍희가 박정희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하면서 ‘국제태권도연맹’ 본부도 함께 옮겨갔다. 그 뒤부터 ‘국제태권도연맹’은 북한 정권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

    2002년 최홍희가 사망한 뒤부터는 북한 IOC 위원이 ‘국제태권도연맹’을 이끌다시피 하며, 전 세계에 시범단을 보내 북한을 태권도 종주국으로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