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눈치나 보는 새누리당에 실망…보수 정권이 이토록 탄압하고 방해할 줄 몰랐다”
  • 북한은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한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자 대남전단을 연일 뿌려대고 있다. 국방부에서 추정하는 대남전단 수는 최소 100만 장 이상.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활용 가능한 카드를 고려 중”이라면서도 별 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도 막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북한인권운동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띄우는 서한을 공개했다.

    박상학 대표는 공개서한을 통해 한국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활동을 하면서, 각계각층의 냉대와 무시를 받았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박상학 대표는 또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북전단 문제는 물론 ‘북한인권법’ 통과에 대해 야당과 여론의 눈치를 보며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상학 대표는 “대통령님은 대국민담화에서 북한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런데 대통령님의 말씀과는 달리 왜 북한 인민에게 진실을 말하는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을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막는 거냐”며 반발했다.

    박상학 대표는 “목숨 걸고 찾아온 자유의 땅 조국 대한민국에서 피해자 북한인민의 편에 서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 이토록 어렵고 비난받을 줄 몰랐다”며 “탈북자들과 이념,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보수 정권이 우리를 이토록 외면하고 박해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박상학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제는 ‘신변보호’라는 이름으로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면서 “(죽어도 좋으니) 대북전단 살포를 막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박상학 대표는 이 같은 공개서한을 언론사들에게 띄우고, 향후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 실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의 도발과 대남선전에 대항하는 데 대북전단의 효용성이 매우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음은 박상학 대표가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다.

  •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19일 발송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19일 발송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께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2천만 북한인민에게 사실과 진실을 알리는 ‘대북전단’을 보내고 있는 탈북자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입니다.

    국정에 바쁘신 대통령님께 심려의 편지를 드리게 되어 죄송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만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15년 전 부모님을 비롯한 온가족 5명이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해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이 우월한 자유민주주의체제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면서 봉건적 수령세습독재의 폭정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부터 지난 13년간 북한인권활동에 전념하였습니다.

    북한인권활동 그 자체는 한마디로 거짓과 위선대 사실과 진실의 싸움, 세습독재와의 싸움이었고 우리내부의 적 종북 좌익들과의 대결이기도 하였습니다.

    평양이 아닌 서울 중심가에서 이들과 물리적 충돌도 수없이 있었고 ‘임진각’에선 대북전단을 가로막는 진보와 민족의 탈을 쓴 편향된 이념으로 무장한 북한 정권의 하수인들과의 일전도 불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이 세습독재의 잔인한 폭정에서 오늘도 생존권과 자유를 갈망하는 2천만 북한 동포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고 의무이기에 정부와 정치권, 기업, 사회의 무시와, 냉대 속에서도 수차의 구속과 재판을 받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 탈북자들은 지난 8년간 정권을 잡고 국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도 야당의 눈치 보며 ‘북한인권법’을 외면한 여당의 기회주의 행태에 실망했습니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선자 김정은에 의해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수소폭탄 실험까지 강행함으로서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제를 호소하고 있는 정부가 이것을 규탄하는 대북전단을 막는다는 것은 근본을 부정하는 위선적 행위가 아닙니까?

    대통령님은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대통령님의 말씀과는 달리 왜 북한 인민에게 진실을 말하는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을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막는 겁니까?

    김정은이라는 거짓, 위선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인민에게 사실과 진실이 알려지는 것입니다. 사실과 진실은 알게 된 북한인민 만이 반인륜범죄자이며 잔인한 독재자인 김정은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모한 김정은이 4차 핵실험 감행하고 북한인민군은 대통령님을 비난하는 대남전단을 100만장 이상 무차별 살포하고 있는데도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을 막는단 말입니까?

    목숨 걸고 찾아온 자유의 땅 조국 대한민국에서 피해자 북한인민의 편에 서서 진실을 말한다는 것이 이토록 어렵고 비난받을 줄 몰랐습니다.

    탈북자들과 이념,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보수 정권이 우리를 이토록 외면하고 박해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북한 김정은은 진실을 말하는 우리를 살인테러 하겠다고 협박하고 이 정부는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막아서고, 남북 양쪽으로부터 버림받고 공격당하는 것이 탈북 인권활동가들의 비참한 현실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북한인권활동’을 했다는 여당 의원은 전단이 북으로 가지 않는다면서 본인을 사기꾼으로 매도하고 정부는 대북전단을 막기 위해 신변보호를 핑계로 특별감시하며 후원자들을 협박하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 때에도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탈북인권단체 대표들을 만나 격려하고 미국 정부는 대북방송과 북한인권단체들에 활동비까지 지원했는데 민족통일의 주체고 주인인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은 행동하는 탈북인권단체 대표들을 만나주신 적 있습니까?

    침묵하는 국민들께 호소해 한푼 두푼 모아 보내는 대북전단에 정부가 단돈 만원이라도 후원한적 있습니까?

    해도 해도 너무 하십니다.

    세습수령의 폭정에서 신음하는 2천만 북한 인민이 이러한 현실을 안다면 얼마나 비통하고 분노할 것입니까?

    이제는 핵 몽둥이를 들고 2천만 북한 인민은 물론 5천만 대한민국 국민마저도 수령의 노예로 전락시키려는 사악한 김정은의 만행에 자존을 갖고 있는 주권독립국가라면 존엄과 명운을 걸고 분연히 항거해야 될 때가 아닙니까?

    본인은 지난 시기 독침테러를 당할 번 하였고 13살 아들은 물론 온 가족을 죽이겠다는 북한의 공갈협박을 끊임없이 받아오면서도 묵묵히 이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수령의 폭정에서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의 신음소리가 귀전에 떠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의 편지만이라도 보내겠다는 그 작고 소박한 약속마저 지키지 못한 무능한 인간에게 존재의 이유도 삶의 가치도 없기에 차라리 김정은의 살인 테러에 당당히 맞서려고 합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요구한 적은 없었지만 지난 8년 동안 정부와 경찰로부터 받아오던 ‘신변보호’를 포기하려고 이미 경찰과 국정원에 건의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다사다난한 국정에 바쁘신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마지막으로 간절히 호소 드립니다.

    더는 신변보호를 빌미로 김정은과 싸우려는 우리의 앞길을 막지 마시고 북한인민에게 보내는 탈북자들의 진실의 편지 대북전단을 제약하지 마십시오.


    2016년 1월 19일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