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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밀항에 사용된 개조어선ⓒ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밀항에 사용된 개조어선ⓒ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소형 어선을 개조해 일본 원정 소매치기범을 실어 나른 밀항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경비함정을 따돌리기 위해 무려 엔진 3개를 장착해 시속 9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개조한 고속잠수기선을 밀항에 이용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밀항자를 실어 나른 혐의로 김 모(55)씨와 최 모(57)씨, 이 모(54)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브로커 허 모(78)씨와 밀항 미수자 김 모(42)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밀항한 오 모(54)씨 등 8명을 지명수배했다.

    총책 김 씨 등은 지난 3월 30일 오후 경남 통영 한 포구에서 1인당 1500만에서 2000만원을 받고 고속잠수기선을 이용해 오 씨 등 8명을 일본 사가현(佐賀縣)으로 밀항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밀항의 대가로 모두 1억5000만원을 챙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 ▲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이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이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데일리


    밀항자들은 10여 년 전 일본에서 불법 체류하며 절도 행각을 벌이다가 국내로 추방된 이후 일본으로 재차 밀입국했다. 이들 중 7명은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고, 1명은 국내로 도피했다.

    또 김 씨 등은 다음 달 일본에 불법 체류 중이던 여 모(52)씨를 쓰시마에서 싣고 경남 통영으로 밀입국시키려고 한 정황도 포착됐다.

  • ▲ 밀항 조직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 밀항 조직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경비정 추적을 피하려고 5t짜리 소형어선에 엔진 2개를 더 장착해 바다 위를 질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엔진 1개짜리 어선은 20노트(시속 37㎞)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개조한 엔진 3개짜리 어선은 최고 50노트(시속 92㎞)까지 낼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일 경비함정의 속도가 30노트 안팎이어서 단속에 걸리더라도 빠르고 쉽게 도망갈 수 있어 어선을 개조한 것이다.

    이는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고속여객선을 이용했을 시 2시간 50분 가량 걸리는 것보다 더 빠른 통영에서 쓰시마까지 2시간 30분정도가량을 고속질주를 할 수 있었던 원인이다.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이들이 위험성을 무시하고 개조한 어선은 단속 함정이 레이더로 확인하더라도 어선소형이라는 점과 속도 차이 때문에 추적하기에 힘들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문 채취 등으로 여권을 위조하는 수법의 밀입국이 줄고 선박을 이용한 밀입국 사범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해양경비안전본부 등과 함께 밀항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