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 관련 의사들의 주장 사실로 확인
  • 2007년 8월 18일부터 한국에서 열린 FIFA의 U-17 월드컵 관련 기록. ⓒFIFA 홈페이지 캡쳐
    ▲ 2007년 8월 18일부터 한국에서 열린 FIFA의 U-17 월드컵 관련 기록. ⓒFIFA 홈페이지 캡쳐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한 논란이 점차 더 커지고 있다.

    논란이 커질 무렵 일각에서는 “성장판 MRI 검사를 FIFA와 같은 국제기구에서 활용한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확인 결과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에서도 성장판 MRI 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연령대를 파악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FIFA가 성장판 MRI 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나이를 파악한다는 것은 2007년 8월 우리나라에서 ‘U-17 월드컵(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이 열렸을 때도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 있다.

    2007년 8월 16일 당시 FIFA 관계자들은 ‘U-17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한국에 와서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장소는 서울 남산의 그랜드하얏트 호텔.

    기자 간담회에서 잭 워너 FIFA U-17 월드컵 집행 위원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의 실제 연령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MRI 검사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MRI 검사는 성장판에 대한 것이다.

    짐 브라운 FIFA 경기국장 또한 “일부 선수단에서 17살 이상의 선수들을 포함시켰다는 이야기가 돈다”면서 “선수들의 정확한 나이를 추적, 파악하기 위해 MRI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짐 브라운 FIFA 경기국장은 “2003년 핀란드, 2005년 페루 U-17 월드컵 때도 MRI 검사를 했다”면서 “MRI로 나이를 확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각국 팀의 부당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몽준 당시 FIFA 부회장 또한 “MRI 검사는 (나이 측정에) 99.9% 이상의 정확도를 갖고 있고, X-레이 검사에 비해 선수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FIFA는 U-17 월드컵이 주관 대회 가운데 가장 어린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정확한 나이 확인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거들었다.

    FIFA가 이처럼 성장판 MRI 검사를 실시하게 된 배경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열린 U-17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일본을 9대0으로 대파했는데, 이를 수상히 여긴 남아공의 한 스포츠 전문 기자가 나이지리아 선수 가운데 일부가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성인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 ‘나이 조작’ 사건은 2010년 英BBC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까지 한 바 있다.

    아프리카 국가의 ‘나이 조작’은 몇 년 뒤에도 있었다. 2003년 케냐에서 열린 U-17 월드컵 대회 때에는 케냐 대표팀 가운데 18살이 넘는 선수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고, 2010년에는 세네갈 축구연맹이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가운데 3명의 성장판 MRI 검사를 통해 이들의 나이가 18세 이상임을 밝혀내 퇴출시킨 바 있다.

    아프리카의 ‘나이 조작’ 사건 가운데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2010년 U-17 월드컵을 앞두고 일어난 ‘나이지리아 논란’이었다. 당시 다른 나라들은 1999년의 ‘나이 조작’ 사건을 떠올리며 “나이지리아가 또 선수들의 나이를 속이는 게 아니냐”는 비난 섞인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진 것이다.

  • 2009년 10월 22일자 '주간 FIFA'에 개제된 기사. ⓒFIFA 홈페이지 캡쳐
    ▲ 2009년 10월 22일자 '주간 FIFA'에 개제된 기사. ⓒFIFA 홈페이지 캡쳐


    이에 2009년 10월 22일자 ‘주간 FIFA’라는, FIFA에서 발간하는 주간지에는 “손목으로 잡혔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는 왜 FIFA가 청소년 선수들의 연령을 파악하기 위해 성장판 MRI 검사에 집착하다시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

    기사를 보면 “FIFA는 페어 플레이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규정에 따라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규정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과거에는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그들의 월등한 체력 조건을 이용해 잘못된 방식으로 어린 선수들과 경쟁, 부당한 이익(승리)를 거뒀지만 이제부터는 선수의 나이를 확인하면서 더 이상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성장판 MRI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사는 “일부 국가에서는 사람들의 생년월일이 정확하지 않거나 아예 확인아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FIFA 의료위원회 위원 야신 제르귀니 박사의 지적을 박스로 강조해 표시했다.

    또한 기사는 “FIFA는 여러 회원국들의 요청에 따라 연맹 산하 의료 평가 및 연구센터(F-MARC)에서 손목 성장판의 MRI 검사를 통한, 정확한 나이 측정을 2003년부터 실시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사는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법정과 소아과에서도 손목 성장판에 대한 X레이 검사로 나이를 판별해 왔지만 X레이 촬영 과정에서 선수들의 방사선 노출이라는 윤리적 문제 때문에 MRI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성장판이 열려 있으면 아직 어린 나이이며 성장판이 열려 있는 넓이에 따라 연령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또한 FIFA의 F-MARC 소장인 지리 드보르작 박사의 제안에 따라 청소년 선수들의 왼쪽 손목 성장판 MRI 검사를 실시했는데, 과거 X레이 검사를 통한 성장판 확인보다 월등히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기사는 FIFA 뿐만 아니라 아시안축구연맹(AFC) 등 다른 주요 축구협회에서 성장판 MRI 검사로 14세부터 19세 사이인 500명 이상의 청소년 선수들의 나이를 확인한 결과 99%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냈다는 점도 강조했다.

    FIFA는 이 같은 기사를 통해 청소년 축구 선수들의 나이를 MRI로 검사하는 데 반대하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부 국가들에게 반박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일부 국가는 여전히 성장판 MRI 검사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선수 나이 조작’은 아시아에서도 일어났다.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이 주최한 U-16 아시안컵 대회에서는 북한, 타지키스탄, 이라크 등 여러 나라 청소년 축구대표 선수 10여 명이 나이가 많은 것이 MRI 검사로 들통나 퇴출됐다.

    FIFA는 2009년부터는 U-17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들의 성장판 MRI 검사를 의무적으로 적용키로 해 지금까지도 일부 국가의 반발을 사고 있다.

    FIFA는 MRI 검사를 통해 성장판 성숙기를 6단계로 나누어 판별하는데, 6단계로 판정되면 U-17 월드컵에 절대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FIFA가 U-17 월드컵 출전 선수들에게 성장판 MRI 검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전도유망한 어린 선수들의 성장판을 검사하면 이들이 이후 다른 대회에 출전할 때도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FIFA가 주관하는 대회가 월드컵, U-17 월드컵, U-20 월드컵, 올림픽 축구(U-23 월드컵), 컨페더레이션스 컵 등이 있으므로 충분히 합리적인 설명이다.

    이처럼 FIFA는 2003년부터 청소년 선수들의 정확한 나이 측정을 위해 왼쪽 손목 성장판에 대한 MRI 검사를 하고 있으며, FIFA 산하 F-MARC 관계자들의 말대로 X레이를 통한 정확한 나이 측정도 이미 수십 년 동안 유럽, 북미 지역에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