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계 5027에서 발전한 작계 5015, 동시다발 국지도발에 과감 선제 대응
  • 지난 27일, 국내 언론에서는 ‘작계 5015’ ‘참수작전’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왔다. 이에 발끈한 북한은 공식 성명을 내기는 그랬는지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우리민족끼리’는 28일 게재한 논평을 통해 “지금 남조선 언론들이 참수작전이니 작전계획 5015니 하는 것을 대대적으로 유포해 내외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이는 남북 공동보도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상대방의 수뇌부를 노린 전쟁 각본을 버젓이 언론에 공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한국 언론에서 보도한 ‘작계 5015’와 ‘참수작전’을 가리켜 “북남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이며, 겨레의 통일 열망을 짓밟는 참을 수 없는 모독행위이자 위험천만한 도발 망동”이라며, 한국 정부와 언론을 맹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의 논평을 보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한미 연합군의 새로운 작전 계획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대체 ‘작계 5015’와 ‘참수작전’이 뭐길래 이러는 걸까.

  • ▲ 한미 연합군이 파악한 북한군 미사일 기지 위치. ⓒ2003년 국방백서 영문판 캡쳐
    ▲ 한미 연합군이 파악한 북한군 미사일 기지 위치. ⓒ2003년 국방백서 영문판 캡쳐


    ‘참수작전(Decapitation Attack)’은 ‘작계 5015’에 포함돼 있는 일부 계획이다. 북한이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일대에 있는 미사일 기지에서 핵탄두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하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김정은을 포함, 북한군 수뇌부와 노동당 수뇌부 등 미사일 발사권한을 가진 자들을 ‘제거’한다는 개념이다.

    이 ‘참수작전’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27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이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연 안보학술세미나 중 조상호 국방부 군 구조개혁추진관(육군 준장)의 설명에 포함됐다.

    조상호 준장은 “우리 군은 북한보다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진 대북 비대칭 전력으로 심리전, 참수작전, 정보 우위, 정밀타격능력 등을 개발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전략실장 또한 “북한 지도부는 주요 도시가 핵무기로 공격을 받는 것보다는 이런(참수작전과 같은) 보복을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군의 설명에 힘을 보탰다.

    사실 ‘참수작전’은 한국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 아니다.

    역사적으로도 ‘참수작전’은 무수히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를 가장 잘 활용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적의 위협이 현실화될 정황을 포착하는 즉시 적 수뇌부를 제거하는 작전을 펼쳤고, 언제든 이 같은 ‘참수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다양한 특수부대(샤이렛)와 각종 비대칭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테러와의 전쟁’ 시절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에 대한 드론 공격 등이 ‘참수작전’과 같은 개념이다.

  • ▲ 미국의 최신형 스텔스 정찰공격기 RQ-180 관련 보도. 김정은 목 따러 가는 드론이 될 수도 있다. ⓒ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 미국의 최신형 스텔스 정찰공격기 RQ-180 관련 보도. 김정은 목 따러 가는 드론이 될 수도 있다. ⓒCNN 관련보도 화면캡쳐


    군의 ‘참수작전’ 계획이 수립되면, 김정은과 그 측근들, 북한군 지휘부가 핵무기를 사용할 조짐을 보이면, 비밀부대나 BLU-57 ‘벙커버스터’를 탑재한 스텔스 폭격기 또는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한 스텔스 드론, 장거리 순항 미사일 등을 활용해 이들을 시체로 만들어버리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참수작전’이 ‘예방전쟁’을 금지한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하지만 한반도와 같이 한 쪽이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도발하고 위협하는 경우에는 ‘자위권 발동’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김정은의 목을 따는” ‘참수작전’을 포함, 새로운 작전계획 5015는 올해 연말이면 완성될 것이라는 게 군 소식통들의 이야기다.

    한국과 미국은 2010년부터 기존의 ‘작계 5027’을 발전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2010년 10월 제4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는 북한의 위협과 한반도 주변의 전략적 상황 변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작전 계획을 수립하기로 하고, ‘전략기획지침(SPG)’에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수년 동안 기존의 ‘작계 5027’을 전면 재검토해 ‘작계 5015’를 만들었다. 지난 6월에는 ‘작계 5015’를 수립한 뒤 이를 따르기로 한미 양국군이 서명까지 했다고 한다.

    ‘작계 5015’는 ‘참수작전’ 뿐만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으로 한국을 공격하려는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을 광범위하게 적용했다고 한다.

    올해 진행한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서도 ‘작계 5015’에 반영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 생화학 무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훈련 등을 실시했다고 한다.

  • ▲ 한미 연합군의 '작계 5027' 전개도 일부. 한미 연합군은 2016년부터는 이를 전면 개편한 '작계 5015'를 사용할 예정이다. ⓒ전미과학자협회(FAS) 화면캡쳐
    ▲ 한미 연합군의 '작계 5027' 전개도 일부. 한미 연합군은 2016년부터는 이를 전면 개편한 '작계 5015'를 사용할 예정이다. ⓒ전미과학자협회(FAS) 화면캡쳐


    한미 연합군이 ‘작계 5015’를 만들게 된 것은 기존의 ‘작계 5027’이 냉전 질서를 바탕으로 해 수세적이고 피동적인 개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작계 5027’에 따르면, 북한의 남침 공격 시 한국은 100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존의 ‘작계 5027’은 한미 연합군의 방어선을 A, B, C로 나누고, 북한의 침공 시 A 방어선에서 며칠, B 방어선에서 예비 병력으로 반격, C 방어선에서 전열 재정비 후 북진이라는 기본 개념을 갖고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워 게임 시뮬레이션을 하면, 한미 연합군이 전열을 재정비할 때까지 한국군은 물론 민간인 사상자의 숫자가 100만 명 단위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증원 병력도 빠른 시일 내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길면 3개월까지 걸린다는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90년대부터 미사일 전력과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여기다 자살공격을 결합해 미군 증원 병력이 도착하는 주요 항구에 대한 핵공격 계획을 만들었고, 북한 기동군단의 만성적인 연료·식량부족은 ‘남조선 현지 조달’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충하는 전술도 첨가했다.

    이런 북한의 침공 계획 대로면 미군 증원전력이 2주 이내에 모두 도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준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 때문에 2곳에서 동시 전쟁을 치르기 어려운 미국 입장에서는 자칫 한국을 잃어버리게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미 연합군이 ‘작계 5015’를 완성하게 되면, 이 같은 취약점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 ▲ "하, 내 목은 따서 뭐 할려고…. 스위스 학교에서 일진한테 상납할 때보다 더 무섭네…." 시무룩한 김정은의 모습.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하, 내 목은 따서 뭐 할려고…. 스위스 학교에서 일진한테 상납할 때보다 더 무섭네…." 시무룩한 김정은의 모습.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새로 도입하는 ‘참수작전’을 비롯해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 대량살상무기를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계획이 실행되면, 본토의 증원 병력이 다소 늦게 도착한다 해도 공군과 해군 전력만 보강되면, 한국군과 주한미군, 주일미군 만으로도 북한군은 물론 중국의 ‘지원군 병력’까지 상당 기간 막아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어느 정도 예상한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는 ‘작계 5015’이 곧 완성된다는 소식에 두려워 어쩔 줄을 모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