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구매 계획 일축… 정식 구매 제안 분위기 아냐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27일(한국시각) 래리 호건 주지사의 자택을 방문해 배우자인 유미 호건 씨 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27일(한국시각) 래리 호건 주지사의 자택을 방문해 배우자인 유미 호건 씨 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방미 중 최신예 전투기 F-22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것은 당정청(黨政靑) 간의 사전 교감을 거친 발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27일(한국시각)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를 병문안한 자리에서 "F-22를 (한국에) 팔아달라"고 말했다.

    F-22는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일컬어지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만이 보유·운용하고 있다. 일본·이스라엘 등도 구매 의사를 타진했지만, 아직까지 미국 외 국가로의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06년 미 의회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전략물자로 분류해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사전에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일각의 해석이 있었다. 또, 이에 따라 한국도 일본·이스라엘에 이어 F-22 구매 대기줄이 합류하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28일 국방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F-22 구매 의사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F-22를 구매할 계획이 없다"며 "여당에서 한 이야기를 군이 평가하거나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당정청 간의 사전 교감을 거쳐 정식으로 국가 차원에서 F-22 구매 의사를 타진한 것은 아닌 셈이다. F-22를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사의 공장이 메릴랜드 주내에 소재한 것을 감안해, 김무성 대표가 대화를 원활히 이끌어가기 위한 소재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대화는 래리 호건 주지사 뿐만 아니라 주지사의 배우자인 유미 호건 씨도 배석했고, 호건 지사가 "(김무성 대표가 한국) 대선에서 잘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하며 함께 웃는 등 전략물자의 수출입을 진지하게 논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유하자면 외국 집권여당 대표가 경기도를 방문해 남경필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더 구매하겠다든지 하는 언급을 한 것과 비슷한 것"이라며 "메릴랜드 주지사와의 대화를 원만히 풀어나가기 위한 농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