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말부터 러시아 상품 급속 확산…중국산 비해 싸고 질 좋다는 평가
  • 북한 장마당의 모습. ⓒ통일부 블로그 캡쳐
    ▲ 북한 장마당의 모습. ⓒ통일부 블로그 캡쳐


    북한이 中공산당과 거리를 두는 대신 러시아에 의존하려는 분위기가 이제는 장마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최근 “국산을 애용하자”고 강조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北소식통을 인용,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 러시아산 제품들이 중국산을 몰아내고,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높이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장마당에 러시아산 상품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4년 12월부터였다”면서, 러시아제 식용유, 밀가루, 가루우유(분유), 사탕가루(설탕), 말린 과일, 의약품 등이 중국산을 급격히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北소식통들이 전하는 러시아산 상품의 확산 이유는 “싸고 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北소식통에 따르면, 장마당에서 팔리는 중국산 식용유는 4.7kg짜리가 45위안인데 반해 러시아산 식용유는 5kg짜리가 43위안이라고. 게다가 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밀가루 또한 중국산은 1kg에 6위안이지만, 러시아산은 2위안 대라고 한다.

    자강도 소식통도 “올해 1월부터 러시아산 제품들이 장마당에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최근에는 식용유, 설탕, 밀가루의 경우에는 러시아산 제품 때문에 중국산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은 물론 중국산보다도 못한 품질을 가진 북한산 제품은 장마당에서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北소식통들을 입을 모았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산은 내 몸뚱이밖에 없는데 내 몸은 내가 알아서 관리한다’면서 김정은의 국산품 애용지시를 비꼬고 있다”는 北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일부 북한 주민들은 “국산품 애용하자면서 이렇게 많은 러시아 상품을 끌어 들인다”며 “김정은의 지시는 사실상 중국산 제품을 배척하고 러시아산 제품을 끌어들이려는 구실”이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 북한 정권은 中공산당에는 상당한 불만을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지난 2014년부터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친밀감을 표시하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최근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가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선양군구 예하 제16집단군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최근 북한 내부의 ‘반중 분위기’를 감지한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