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치적 세우기 일환으로 ‘민족통일대회’ 여는 것일 수도
  • ▲ 2011년 북한의 아리랑 공연 모습. 북한은 올해 광복절 '민족공동행사'를 통해 또 다시 남남갈등을 일으키려 시도 중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1년 북한의 아리랑 공연 모습. 북한은 올해 광복절 '민족공동행사'를 통해 또 다시 남남갈등을 일으키려 시도 중이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얼마 전 괴뢰 국회의장이 ‘제헌절 경축사’라는 데서 ‘북남 국회의장 회담’을 제안하고, 괴뢰국방부 것들은 그 무슨 ‘서울안보대화’라는 반공화국대결 모의 판에 우리를 ‘초청’한다고 희떱게 놀아댔다. 대결전쟁소동으로 북남대화를 파탄시킨 주범들이 그 무슨 ‘대화’타령으로 시꺼먼 속심을 가리워 보려고 제아무리 발악해도 그에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 (19일발 조평통 서기국 보도 내용 중)

    다음날인 7월 20일 노동신문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8·15에 ‘조국해방 70돌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연다고 밝히면서 “대회에는 해내외의 각 계층 대표들과 조선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하는 세계 여러 나라 인사들이 참가한다. 우리는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할 것을 희망하는 각계 층의 남녘동포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썼다.

    전자엔, 대한민국 정부와는 어떤 형태의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포함돼 있는 반면 후자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려는 이번 행사에” (동일 신문의 내용임) 참가를 희망하는 남녘동포들은 누구나 올 수 있고 와도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전형적인 노동당 대남정책의 일환으로 80년대 말, 임수경의 방북을 떠올리게 한다.

    알려진 대로 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이던 때 북한이 주최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불법 방북했다. 독일을 거쳐 북한에 입국했고,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진행된 대회개막식장에서 김일성이 있던 주석단과 관중들을 향해 절을 올렸다.

    그리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대표 임수경입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당시 조선중앙TV는 이를 생방송했고, 방송을 통해 북한주민들은 ‘구국의 강철대오라는 전대협’을 알게 됐다. 물론 전대협이 어떤 단체인가는 노동신문이 대필해 주었고 임 씨가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평양에 입성했는지도 그의 입을 통해 알려진 바는 적다. 어떤 설명이 더 필요했을까. 김일성과 조선노동당이 백 그라운드였던 당시의 임수경은 존재만으로도 황홀했고 감동이었다.

    그런 감동의 덩어리가 ‘조국통일’을 외치면 북한주민 모두가 ‘조국통일’을 외쳤고 그가 ‘주한미군철수’를 외치면 북한주민 모두가 ‘주한미군철수’를 소리높이 외쳤다. 또, 가는 곳마다에서 그가 불렀던 ‘통일의 노래’는 북조선 인민들에게 ‘헐벗고 굶주린다는, 미제의 식민지라는, 독재의 왕국이라는 남조선’을 떠 올리게 하며 닥 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게 했다.

    20년도 더 지난 때의 일이어서 당시의 일들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면 그는 사람이 아니다.

    또 사람들의 기억이 희미해진 틈을 타 없는 일을 꾸미려 한다면 나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며 ‘당시의 임수경은 스스로의 행위를 통해 남쪽은 반통일 세력, 북쪽은 통일세력임을 입증하려 무던히도 애 쓴 사람’임을 확언한다.

    그랬던 임수경이었기에 그가 판문점을 통해 다시 남으로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또다시 눈물을 흘리며 ‘독재의 땅에 가지 말고 우리와 함께 살자’고 하소했고 ‘가면 죽으리란 생각’에 ‘나도 죽을 각오로 조국통일에 이바지 할 결심’을 다지고 또 다졌다.

    심지어 그가 판문점을 넘어서는 순간,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강원도 통천의 한 할머니가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기까지 했다는 걸 그가 아는지 모르겠다.

    다시 북한 당국자들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저들은 ‘통일의 꽃’이었더라는 임수경 이벤트를 완성시키기 위해 1990년 10월, 임 씨에게 김일성종합대학 졸업증을 수여했고 이를 계기로 또 한 번의 ‘적화통일 열풍’을 꽤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 “우리는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할 것을 희망하는 각계 층의 남녘동포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치적의 일환으로 제2의 임수경 이벤트를 획책되고 있음을 경계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자유북한방송-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