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쉐라톤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화촉반세기 만에 신성일-엄앵란 뒤이을 S급 톱스타 부부 탄생

  • 달라진 톱스타 결혼 풍속도
    면사포? 드레스? 모든 게 낯설었던 그 시절


    말 그대로 세기의 결혼이었다. 1964년 11월 14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치러진 배우 신성일과 엄앵란의 결혼식에는 4천여명의 하객이 몰려들었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연예인 결혼 사상 최대 규모다.

    서양식 혼례가 흔치 않던 그 시절,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두 사람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들면서 호텔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우스갯소리로 당시 참석한 사람들이 잃어버린 신발만 해도 한 수레가 넘칠 정도였다는 말이 있다. 훗날 엄앵란은 “이 당시 축의금을 받는 책상이 무너져 결국 부조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식장 전역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회고했다. 이때 신성일 부부가 수금(?)한 축의금은 달랑 3만 5천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은 연예인들이 ‘비공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당시엔 초청장만 있으면 누구나 입장이 가능했다. 문제는 결혼식장(워커힐 퍼시픽홀)의 최대 정원이 450명에 불과했던 것.

    따라서 입장권이나 다름없던 청첩장의 값어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심지어 이를 악용해 ‘가짜 청첩장’을 대량으로 찍어 팔려다 적발된 사기꾼도 있었다.

    막무가내로 난입한 사람들로 인해 정작 초대 받은 지인들은 참석조차 못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최무룡, 김지미 등 동료 배우들은 뉴스로 이들의 결혼식을 지켜봐야 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장내 열기가 너무 뜨거워 레드카펫 양 옆에 세워진 촛대들이 죄다 녹아 버렸다는 얘기가 있다. 양쪽에 도열했던 국화꽃들은 하객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전부 넘어졌고, 신랑 신부가 케이크를 커팅하는 순간 사방에서 손이 나와 그 자리에서 공중분해되는 일도 있었다.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홈페이지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홈페이지



    2백명 수용 소규모 식장… 심은하와 같은 곳

    한강 보이는 야외… 식단-조경도 내 맘대로


    지금도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상 최대의 결혼식이 열렸던 이 장소에서 반세기 만에 또 하나의 스타 부부가 탄생한다. ‘한류천왕’이라 불리는 배용준과 ‘먹방계 여신’ 박수진이 오는 27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화촉을 밝히기로 확정한 것.

    두 사람의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1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은 7월 27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며 “예식은 양가 가족 및 가까운 지인들만을 모시고 조용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이스트는 “이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시길 바란다”며 “예식 취재 협조가 어려운 점에 대해선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결혼식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건, 오래전 워커힐 호텔에서 발생했던 불상사(?)를 막기 위한 연예계의 오랜 관행이다.

    다만 팬들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사전 기자회견은 진행한다. 보통 결혼식이 열기기 2시간 전에 취재진을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10년 전 같은 장소에서 혼례를 올렸던 배우 심은하의 경우를 참조하면 기자회견은 호텔 컨벤션센터 4층 ‘오크 룸’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곳에서 신랑-신부가 직접 결혼 소감을 밝히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공개하는 수순으로 진행될 예정.

    이날 취재 인파는 하객 숫자와 맞먹는 수백명이 모여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장동건-고소영 결혼식엔 4백명 정도의 취재진이 몰렸고, 2013년 이병헌-이민정 커플의 결혼식엔 2백명이 넘는 취재진이 참석한 바 있다.

    일본과 중화권에도 팬들이 많은 배용준-박수진 커플이 현지 매체 취재진을 대거 수용할 경우, 과거 ‘장고 커플’과 비슷한 규모로 취재진이 꾸려질 공산이 높다.

    그렇다면 결혼식 하객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워커힐호텔 담당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애스톤하우스’는 적정 인원이 150명 정도지만, 최대 2백명까지는 모실 수 있는 연회장”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13년 애스톤하우스에서 혼례를 올린 지성-이보영 부부는 2백명 정도의 하객을 초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지성-이보영 부부는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하우스웨딩’ 스타일로 결혼식을 치렀다. 이달 말 같은 자리에서 화촉을 밝히는 배용준-박수진 커플도 장소를 변경하지 않는 한, 2백명 내외의 하객만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승우-김남주, 정준호-이하정, 박지성-김민지 커플들이 혼례를 올렸던 ‘비스타홀’이 1천명 정도 수용 가능한 대형 연회장이라면, 배용준과 지성, 심은하 등이 택한 ‘애스톤하우스’는 맞춤형 웨딩이 가능한 소규모 연회장이다.

    워커힐호텔 본관과 떨어진 아차산 부근에 위치한 ‘애스톤하우스’는 1일 1회 행사가 원칙으로, 하루 종일 고객 마음대로 장소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사는 고정 메뉴 대신, 전용 요리사가 고객이 원하는대로 ‘맞춤 식단’을 꾸려 제공한다. 나무나 잔디 같은 조경도 사전에 신청을 할 경우 고객의 취향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야외에서 나만의 특별한 연회를 즐기고 싶은 최상층 인사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가 작다고 가격도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애스톤하우스’는 홀 대여비가 대규모 예식장 사용료와 비슷한 4천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를 개인 가격으로 환산하면 하객 1명당 평균 28만원이 소요되는 셈. 스위트룸 숙박비는 1박에 1,800여만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 배용준-박수진 커플이 오는 27일 럭셔리 연회장으로 소문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해 화제다.   ⓒ 박수진 인스타그램
    ▲ 배용준-박수진 커플이 오는 27일 럭셔리 연회장으로 소문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해 화제다. ⓒ 박수진 인스타그램



    심은하는 베라왕… 장동건은 톰 포드 디자인
    고소영은 ‘Oscar de la Renta’ by Soyoo


    신랑-신부가 입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이곳에서 세트로 맞출 경우 1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배용준과 박수진이 어떤 웨딩복을 골랐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연예계 관계자들은 “(배용준 커플의 웨딩패션이) 모든 면에서 동료 연예인들과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해 동일한 워커힐 호텔에서 혼례를 올렸던 심은하와 김남주는 디자이너 베라왕이 디자인한 2,500만원 상당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바 있다.

    신랑 중에선 톱스타 장동건의 턱시도가 단연 화제를 모았었다. 5년 전 고소영을 아내로 맞이한 장동건은 당시 수트 값만 8백만원이 넘는 톰 포드(Tom Ford) 제품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고소영이 입은 웨딩드레스는 오스카 드 라 렌타(Oscar de la Renta) 바이 소유(by Soyoo) 제품. 이 역시 수천만원을 넘어서는 명품 의상이다.

    배용준-박수진 커플은 결혼 이후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두 사람의 소속사 관계자는 “각자의 스케줄 문제로 신혼여행을 국내에서 소화하기로 했다”며 “기존에 잡혀 있던 일정을 취소하지 않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