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자라공장, 자라들 죽은 이유는 전력 공급 안 돼 양식장 펌프 못 돌렸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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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가 내 자라새끼 죽였냐? 자라는 인간의 친구야~!" 지난 5월 대동강 자라공장을 찾았을 당시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의 ‘막가파식 공포정치’를 보여주는 사례가 또 나타났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현지지도 중 ‘격노’했던 대동강 자라공장의 지배인이 총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대동강 자라공장 지배인이 총살당한 이유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당시 지배인이 자라 수족관에 물과 사료를 제때 공급하지 않아 자라 새끼들이 많이 죽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이 ‘총살’이 더욱 황당한 것은 자라 새끼들이 죽은 것이 자라공장 지배인의 책임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의 노후한 전력 시스템 때문에 전력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펌프를 돌리지 못했고, 보급 문제로 자라 새끼들에게 제 때 사료를 주지 못했는데 모든 책임을 애꿎은 자라공장 지배인이 뒤집어 쓴 것이라고 한다.

    데일리NK와 접촉한 소식통은 “이 때문에 공장 내부에서는 ‘장군님의 시범게임(본보기)’에 걸려 죽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최근 국가 고위직 간부들이 대거 숙청되거나 총살되면서 간부들의 아첨 충성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자라공장도 지배인 밑에 있던 간부가 당 중앙에 보고하면서 일이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NK는 다른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자라공장 지배인이 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전기까지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며 총살당한 지배인을 고발한 사람을 비난하는 여론이 많다는 소식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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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자라 새끼 못 키운 지배인, 나와!" 지난 5월 대동강 자라공장을 찾았을 당시 김정은.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데일리NK가 보도한 ‘총살된 지배인’이 일하던 대동강 자라공장은 지난 5월 김정은이 이곳을 직접 찾은 뒤 삿대질을 하고 화를 내는 장면을 조선중앙TV 등 선전매체를 통해 그대로 보도한 적이 있는 시설이다.

    당시 김정은은 “전기, 물, 설비 문제 때문에 생산 정상화를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큰 소리를 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현재 북한의 발전시설과 전력망은 김정일 때부터 제대로 개보수를 하지 않아 전력 생산도 턱없이 부족하고, 송전선망을 통해 생산전력의 20~30%가 손실될 정도로 낙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