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 풍향 바뀌었다" 劉도 직감? "의총 불참하겠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운영위 회의실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운영위 회의실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로 2주 가까이 안개 속이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점점 사퇴로 결론나는 모양새다.

6일 심야 비공개 최고위에서의 원유철 정책위의장의 선도 사퇴 요구로부터 7일의 긴급 최고위와 8일 의총 소집 결정까지, 모든 정치적 움직임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법 개정안 재의의 투표불성립 이후 이른바 '정치권의 풍향'이 달라짐에 따라, 8일 의원총회에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예상되지만, 어떤 경우에도 유승민 원내대표는 사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친박계 숨가쁜 움직임… 심야 최고위에서 논의된 내용은

인터넷매체 〈노컷뉴스〉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은 6일 저녁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진퇴의 당사자인 유승민 원내대표만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상대로 '선도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선도 사퇴시켜 압박의 수위를 높이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거듭 사퇴를 주장했었다. 이 때문에 당시 최고위원회의는 욕설이 오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하지만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사퇴 요구를 거절했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새누리당 지도부는 다음날인 7일 오전 10시 다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8일 오전 9시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맡기기로 결론이 났다.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운영위 회의실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운영위 회의실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바람 바뀌었나… 친박계, 마침내 '의총 소집' 칼 빼든 배경은
    이를 놓고 "풍향이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을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며 숨을 죽이고 있었던 친박계가 결집했다는 분석인데, 여기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움직인 것이 가장 강력하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1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지만,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대통령을 원내대표가 이길 수는 없지 않느냐"며 입장을 선회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를 해야 할 논리적인 이유를 모르겠다"며 '버티기'에 돌입하자 '기다려 보자'던 김무성 대표도 압박을 시작했다.
    김무성 대표는 6일 유승민 원내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더 큰 정치를 위한 조기 결단"으로 '백의종군'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무성 대표는 "오는 8일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의원총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청(黨靑) 관계에 방점을 찍고 있음이 느껴지는 메시지다.
    나아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라고 성격을 규정하면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투표행위는 피하겠다"고 밝혀 '마지막 배려'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심경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에는 "의원총회에서 이미 재신임 받았다"고 했지만 7일 최고위원회의 직후에는 "8일 의총 소집 요구에 응했고,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8일 새누리당 의총, 여러 가지 경우의 수 있지만
    그렇다면 8일 열릴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어떻게 정리될까.
    사퇴 권고 결의안의 내용이 관건이다. 당장 오는 8일 7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건부 혹은 시한부 사퇴 권고 결의안이 의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조건이 붙거나 시한부 사퇴 권고 결의안이 의결되면 당장은 사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은 추경 전후로 신변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친박계 강경파에서는 '충분히 기다렸다'는 이유로 '무조건 사퇴'라는 강공을 펼칠 수도 있다. 당청 관계를 가장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지름길로 보이지만, 이에는 반발과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확률은 적지만 의총에서 결의안이 채택되기 전에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수를 칠 수도 있다. 스스로 "추경까지 마무리짓고 물러나겠다"는 식으로 선수를 치고 나설 경우, 결의안을 의결할 명분이 없게 된다.
    잡음이 가장 적고 모양새가 좋은 방식이긴 하지만, 유승민 원내대표가 여전히 먼저 사퇴 의사를 밝힐 생각이 없고 의원총회에서 나오는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에 실현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7일 오후 2시 국회 운영위 회의실로 이동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 "8일 의원총회에 불참하겠다"며, 의총에 앞서 먼저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부정했다. 여태껏 '마이웨이'를 고수해온 그의 '버티기'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정치권의 두 눈이 그에게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