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애성공단’에는 왜 가신데유?
    북녘 개혁·개방이 설득으로 가능하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   그 분의 개성공단 방문(5월 21일) 계획이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북녘에서 돌연 방북 허가 결정을 철회했다는 뉴스가 떴다. 
      전날 개성공단 방문 계획이 공개되자, 대북 전문가들은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이 향후 평양 방문으로 이어져 남북 관계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언론은 “북측이 국제기구 수장에 대한 외교적 결례까지 무릅쓰고 돌연 방북 허가를 철회한 배경도 주목된다”고 언급했다. 

      헌데 철회 배경이야 어찌 됐든 간에 개성공단 입주 업체 대표들은
    아마도 “휴우∽”하고 의미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듯하다. 

      현재 개성공단은 북측 근로자 임금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물론 달러로 지급되는 근로자 임금이야 근로자 몫이 아닌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북측의 근로자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다.
    최근 들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작업 지시 불응 및 태업이 빈번하다는 소식도 들린다.
    물론 ‘최고 돈엄(豚嚴)’ 똘마니들의 요구 및 조종·강요이며,
    임금 인상분도 근로자에게 돌아가지 않을 건 뻔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북녘의 똘마니들은 작전 내지는 전술을 잘 못 구사했다.
    ‘평화와 안정, 경제발전, 인권신장과 민주주의’라는 이상과 목표를 가진 국제연합의 사무총장님에게 ‘개성공단 근로자의 열악(?)한 임금 구조’를 하소연하고, ‘악덕(?) 자본주의 기업’의 횡포를
    폭로·고발했더라면, 아마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남조선 당국’에 엄청난 압박이 되었을 텐데...
     더군다나 사무총장님께서 북측 근로자도 위로할 예정이라 했으니,
    근로자가 직접 호소(?)하게 했더라면 소기의 목표를 200% 달성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   엊그제 모 언론사에서 개최한 ‘아시안리더쉽컨퍼런스’라는 거창(?)한 행사의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연합의 사무총장님께서는 “북한이 손을 내민다면 (유엔은) 신뢰와 화해를 위해, 법치와 인권 등 의미 있는 개혁을 이끄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셨단다.
    글쎄 북녘의 개혁·개방이 ‘최고 돈엄(豚嚴)’에게 어떤 의미일까?
    과연 손을 내밀까? 천하의 미물(微物)도 자기가 묻힐 구덩이는 파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어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고 한다. 그 언론사 일간신문 보도의 일부다. 
      [“유엔은 정치·안보 문제를 인도주의적 문제와 분리해 풀어야 한다”며 대북 인도 지원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엔 조사 결과 북한에는 영양 부족으로 발육 장애를 겪는 아동 수가 상당하다”며 “이는 평생에 걸쳐 장애를 남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각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한 번 더 이산가족 상봉 문제, 영양 문제 등 인도주의적 사안을 구별해서 다뤄주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녘의 인민들은 ‘아프리카 난민(難民)’들과 다르다.
    잘 갖춰진 통치체제하에서 다스림과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른바 ‘무상 보육(無償 保育)’과
     ‘무상 의료(醫療)’의 천국(天國)에서 잘 살고 있다고들 주장한다.
    그들의 역대 최고통치자들은 수 십년에 걸쳐 ‘인민들이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기와집에 살게
    해 주겠다“고 약속해 왔다. 
      그러면서 핵 무장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잠수함에서 쏘는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최고 돈엄(豚嚴)’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에 맞춰 ‘인공위성’ 발사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단다. 연간 여러 종류의 미사일도 백 수십 발씩 물속에 쳐 넣는다. 맨 땅 파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   이런 상황에서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호소’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주 괘씸한 표현을 쓰자면, “나, 그리고 우리(국제연합)는 이렇게 인도주의적입니다!”하고 남녘 궁민(窮民)들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북녘 인민들을 돕겠다면, 우선 북녘 통치 집단에게 “인민들의 고된 삶을 책임져라!”는 강력하고 준엄한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보내야 한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국제적인 감투를 앞세운 위선(僞善)이거나 ‘입 적선(積善)’(lip-service)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 정치·안보와 인도주의적 문제를 분리하는 것이, 특히 북녘에 있어서는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연 모르실까?

      또한, 그 신문 보도는 외교 소식통의 말이라며,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은 반 총장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북한 문제 해결 등 역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남기는 것이다... 북한의 개혁·개방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무척 기대가 된다. 가급적 그 의지가 실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북녘의 ‘최고 돈엄(豚嚴)’이 하루 빨리 제 무덤 파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 보겠다. 
  •   그러나 저러나, 타의(他意)든 자의(自意)든 이번에 개성공단에 가지 않으신 것은 무척이나 다행스런 일이지 싶다. 하마터면 입주 기업과 ‘남조선 당국’이 곤욕을 치를 뻔 했는데, 일단 모면했으니... 

      덧붙여서 ‘아시안리더쉽컨퍼런스’라는 거창(?)한 행사를 마련하신 언론사에 부탁하고자 한다. 남북관계나 통일 문제를 가지고 순진한 궁민(窮民)들을 대상으로 번번히 ‘강건너 불구경 하듯’ 현란한 말장난을 치는 일부 국내외 ‘저명인사’들에게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독자들이 반겨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주시기를... 

      “모르면서 남을 속이기는 어렵다. 알면서도 속이면 사기(詐欺)다. 어떤 일을 모르고 한다면,
    순진하거나 미련한 경우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면 영리(?)하거나, 딴 마음이 있는 것이다”
    더끼 생각.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