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충호 30호 2015.4월]
     중국의 신혁명
 뉴노멀 시대와 '일대일로' 전략의 의미
               - 2015년 양회(兩會)로 중국의 미래를 보다 -

김 · 상 · 순  / 재중 칼럼니스트/동아시아평화연구회 회장
  
  올해 중국 공산당과 중국의 국가 발전목표를 알 수 있는 양회가
3월 15일에 끝났다. 중국의 사회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중국의 올해 국가목표와 발전전략은 무엇일까? 그리고, 중국의 변화를 통일한국에 활용할 준비는 어떠한가? 중국 양회의 결과를 살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은 충분하다. 

중국 네티즌의 증가하는 사회적 정치참여 :
중국 사회의 변화를 주목해야
  •   인민일보가 발표한 2015년 중국 양회의 10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개혁의 관건인 올해, 핵심적인 개혁정책은 무엇일까?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 시대에 GDP의 증가 속도는 계속 하락할 것인가? ▲농촌의 잠자고 있는 자본을 어떻게 깨울 것인가? ▲‘일대일로’나 징진이(京津翼 : 북경·천진·하북성) 지역 공동발전, 창장(長江)지역 경제벨트 개발 등의 지역공동 발전계획은 어떤 기회를 만들 것인가? ▲반부패 척결에 ‘호랑이와 파리 동시에 때려잡기’ 이외에 어떤 방안이 있나? ▲(문화대혁명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억울한 오심사건이나 날조된 사건을 방지할 의법치국의 새로운 방안은? ▲입법법(立法法)의 수정으로 법적인 근거가 없는 정부의 행정문건이 통제될 수 있는가? ▲호적개혁과 민생복지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나? ▲진지처럼 견고한 사상과 문화에서 어떻게 ‘정신적 스모그’를 씻어낼 것인가? ▲환경보호에 있어서, 어떻게 겹겹이 포위된 장애물들을 해소할 것인가?

      중진국 딜레마에 진입한 중국은 당면한 민생문제와 환경문제의 해결, 그리고 ‘반부패 운동’을 통해 인민들의 요구와 불만을 해결하고 잠재워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중국 인민들의 사회참여와 개혁에 대한 다양한 요구는 중국의 발전 속도보다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CCTV 앵커였던 차이징(柴靜)이 제작하여 인터넷에 공개한 ‘차이징의 스모그 조사 : 하늘아래(柴靜霧霾調査 : 蒼穹之下)’가 첫날 1억1700만회나 시청되었으며, 공개 6일 째는 2억 회를 돌파했다는 보도는 중국 인민들의 적극적인 현실 참여를 말해준다. 중국의 사회는 분명 변화의 시기에 진입했다.
      우선, 중국의 경제발전으로 인해 인민들의 손에 들린 핸드폰은 인터넷이라는 말 그대로 가상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를 통해, 민생과 환경 등 그들이 직접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는 새로운 중국의 사회변화이다. 중국 공산당이 ‘부패와의 전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근본적인 시발점에 중국 인민들의 공개적인 인터넷 망신주기의 사회참여가 있었다. 관료들의 부정부패와 축첩 스캔들 등에 대한 인민들의 인터넷 망신주기는 지난 몇 년간 확실한 성과를 보였다. 이와 관련된 관료들은 모두 엄중한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   중국 환경오염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차이징(柴靜)의 환경다큐에 대한 폭발적인 인민들의 반응에 중국정부가 놀란 것이 확실하다. 이번 양회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향후) 환경오염을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는 대책을 발표했고, 정부의 신속한 반응은 중국인민의 인터넷 정치참여를 더욱 확산시킬 것이다. 중진국 딜레마에 진입한 중국사회는 민생과 환경문제에 이어, 사회적 문제들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들의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국가 운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시진핑의 '모든 것을 뒤집을 만한 잘못'에 대한 고민

      2013년 10월 7일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APEC에서, “(중국은) 절대로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 ‘모든 것을 뒤집을 만한 잘못(顚覆性錯誤, 전복성 착오)’을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길로 일단 들어서면, 돌이킬 수도, 보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시주석이 강조하는 ‘전복성 착오’에 대해 여러 가지 사회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   싱가폴 국립대학 동아연구소 소장 정융녠(鄭永年) 교수(사진)는 2015년 3월 3일자 BWCHINESE 중원왕(中文網)의 기고문에서 ▲개혁과 발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방향 착오 ▲개혁과 발전의 정체 ▲개혁과 발전의 퇴보 ▲혼란이나 혁명적 운동의 출현 ▲국가의 외교정책으로 야기되는 국제환경의 돌발적인 악화와 이로 인한 내부의 잠재적 문제의 출현 등이 중국의 현 정치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전복성 착오(顚覆性錯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중국의 개혁개방 이래 최근까지의 경험과 변화로 볼 때, 10개의 내부 영역에 ‘전복성 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이데올로기의 회귀 ▲당권과 정부권력의 심각한 불균형 ▲당내 민주제도의 미 확립과 서로 다른 이익 조정의 실패 ▲반부패 운동 중, 효율적 제도의 미 확립 ▲개혁방안의 효율적 실행 불가나 좌절 ▲전체 관료체제의 명령 불이행, 심지어 소극적 업무 거부 ▲과두경제의 과두정치 전환 ▲사회개혁 실패, 사회폭력화 및 무정부 상태 ▲소수의 발전 성과물 독점과 사회의 고도 분화로 인한 아래로부터의 혁명 발생 ▲사회의 대 혼란 혹은 ‘저가혁명(Cheap Revolution)’의 발생이 그것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정부에 대해, “첫째, 공산당은 집권당으로서 이데올로기와 조직을 통해 개혁과 발전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하며, 반부패는 또 다른 실행 요소이다. 둘째, 개혁은 반드시 정책으로 실현해야 하며, 정책의 집행에 있어서 관료체제는 핵심이다. 셋째, 개혁의 장점이 전체 사회에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전복성 착오’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예방적 제도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관변학자들과는 달리, 비교적 객관적으로 핵심을 짚은 그의 관점은 논의가 필요하나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시 주석의 해법은 무엇일까?
  • 시진핑의 통치이념 확정 : '4개전면(四個全面)'

      2015년 중국의 양회는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 ▲‘4개전면(四個全面)’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신창타이’는 수출위주의 고속성장을 추진해온 중국 경제발전의 한계로 인해, 내수시장 확대와 저성장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은 중진국 딜레마의 성장통에 대한 새로운 처방을 찾기 시작했다.
     ‘4개전면(四個全面)’은 ▲샤오캉(小康)사회건설 ▲개혁심화(改革深化) ▲의법치국(依法治國) ▲종엄치당(從嚴治黨:엄정한 당정관리)의 전면적인 추진을 의미한다.
     첫째, 소강사회 전면건설(全面建成小康社會) : 2012년 11월, 제 18차 중국 공산당 전국 대표대회를 통해 중국 공산당 주석에 취임한 시진핑은 ‘소강사회의 전면적 건설’을 공산당의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 
     둘째, 개혁의 전면심화(全面深化改革) : 2013년 3월 양회를 통해 중국 국가주석에 오른 시진핑은 그해 11월에 ‘3중 전회(三中全會, 제3차 중국 공산당 전체회의)’에서 ▲경제 ▲정치 ▲문화 ▲사회 ▲환경 ▲국방 ▲공산당에 대한 7대 ‘개혁의 전면적인 심화’를 16개 항목, 60개 세부항목으로 상세히 제시하고, 2020년까지의 구체적인 ‘개혁목표’와 ‘실천과제’를 확정했다.
     셋째, 의법치국 전면추진(全面依法治國) : 2014년 11월의 ‘4중전회’(四中全會, 제4차 중국 공산당 전체회의)에서 ‘법에 의한 전면적인 국가통치’를 통치 규범으로 발표했다. 의법치국의 ‘통치규범’으로 개혁의 목표인 ‘공정한 사회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며, 반부패 운동은 그 실천적 결과물의 하나이다.
      넷째, 엄중한 당정관리의 전면추진(全面從嚴治黨) : 이는 공산당이 중국을 통치하는 주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명확히 공표한 것이다. 중국 언론은 이를 4개전면의 ‘혼(魂)’이자, 전략의 핵심이라고 표현했다.
      시진핑은 양회(兩會)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登小平) 이론 ▲장쩌민(江澤民)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 ▲후진타오(胡錦濤)의 ‘과학발전관(科學發展觀)’에 이어, ‘4개전면(四個全面)’을 자신의 통치이념으로 확정했다. ‘4개전면’은 공산당의 엄중한 국가운영아래, 의법치국을 통한 전면적인 개혁추진으로 샤오캉사회(小康社會)를 건설하겠다는 내부전략이다.  

  • '일대일로'와 AIIB의 신창타이 외교전략 : 중국식 신형 국제규범 추진

     외교전략으로서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3월 10일, 중국의 다공왕(大公網)은, “일대일로에 대한 구상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처음 제시한 이후 ‘시진핑 외교’의 중요한 일환이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시진핑이 2013년 10월의 아시아 순방에서 공식 제안한 AIIB는 1년 뒤인 2014년 10월 24일 500억 달러 규모로 공식 출범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인도·뉴질랜드·호주 등이 가입하자, 미국이 주도하는 IMF와 세계은행도 중국이 주도하는 AIIB와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한국도 3월 26일 가입을 결정했고, 중국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중국은 한미중의 줄다리기에서 미국을 이겼다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은 2014년의 풍성한 외교적 수확에 이어, 2015년에도 이 ‘일대일로’ 전략이 더욱 더 ‘우호적 국가’들의 확산을 이어줄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중국은 강대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주변국은 물론 세계를 향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고, AIIB 창설과 ‘일대일로’는 구체적인 실천인 것이다.
     중국 외교부 왕이(王毅) 장관은 양회 기자간담회에서, 2015년 중국 외교의 키워드는 ‘하나의 중점, 두 노선(一个重点、两条主线)’이라고 대답했다. ‘일대일로’는 하나의 중점이고, 평화와 발전이 두 가지 노선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