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신간> 이병주 지음 [남로당] 상-중-하

    제주4.3폭동의 주역 남로당
    파란 만행의 10년 그린 실화(實話) 실명(實名) 소설

     한마디로 남조선노동당(南朝鮮勞動黨), 남로당으로 상징되는 조선공산당의 역사, 그 탄생에서부터 몰락까지를 리얼하게 그린 작품이다. 남로당의 핵심이었던 실존 인물 박갑동(朴甲東)의 증언과 각양각색의 자료를 토대로 팩트(fact)’에다 픽션(fiction)’을 가미하여 소설로서의 재미와 사실(史實)로서의 가치를 아울러 지닌 걸작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박갑동을 비롯한 등장인물은 딱 한 명을 빼고는 모조리 실제 이름으로 나온다. 유일한 예외는 전옥희라는 가명으로 등장하는 미모의 이화여대 학생이다. 나이 아흔을 훌쩍 넘긴 박갑동이 지금도 생존해 있는 것처럼, 전옥희 역시 서울을 주무대로 활동한 문화 예술계의 대모로 꼽혀 왔다. 그 아들이 국제 영화제에서 두각을 드러낸 유명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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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조선]2년간(1985~87) 연재한 뒤 초판이 나왔을 때 베스트셀러였던 소설을 이번에 <기파랑>에서 복간하였다. 작가는 200자 원고지 5천 장 분량의 이 장편소설(3)을 통해 남로당 명멸(明滅)의 궤적과 더불어 박헌영(朴憲永), 박갑동의 파란만장했던 인생 속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간다.




  • 박헌영은 충남 예산에서 190051첩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경성고보 졸업 후 미국 유학하려다 포기하고 20세 때 중국 상하이로 떠나, 여운형이 이끄는 이르쿠츠크파() 고려공산당에 입당했다.

    1921년 모스크바 극동 인민대표자대회에 참가, 국제공산당의 지령을 받아 서울로 잠입, 1924년 동아일보에 취직했다가 조선일보로 옮겨 기자로 근무했다. 조선일보 기자이던 1925417일 서울의 중국 요리점 아서원(현 롯데호텔 부근) 2층에서 조봉암(曺奉巖)19명이 조선공산당을 결성하였다.

    전라남도 광주에 은신하였던 박헌영은 해방 되자 출범한 건국준비위원회(위원장 여운형)에 들어가 한 달 만에 건준을 장악하고 조선인민민주공화국을 선포하였다. 주석에 이승만을 옹립하려던 공작은 이승만의 거부로 무산되자 즉각 이승만 죽이기에 나선다. 소련의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 건국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대구 폭동, 제주4.3폭동, 여수순천 반란사건등 무차별 파괴 학살 만행을 저질렀다.

    스탈린의 선택을 받은 김일성이 기세등등하게 일으킨 625 남침전쟁에서 패퇴한 뒤, 북조선 부수상 겸 외상이었던 박헌영은 미국 스파이로 몰려 처참하게 숙청당한다. 김일성은 박헌영을 유배시킨 감방에 세퍼드를 풀어 물어뜯게 하여 죽였다고 한다.

    아무튼 박헌영의 남로당은 625전쟁 휴전과 더불어 남쪽과 북쪽에서 완전히 소멸되고 말았다. 19459월 공산당을 재건한 후 1955년에 완전 소멸하기까지 10년 세월을 지탱한 셈이다.

    고인이 된 작가 이병주(李炳注 1921~92)의 말을 들어보자.

    남로당은 한마디로 우리 역사의 그늘진 부분입니다. 한국의 뛰어난 인재를 모아 민족에 죄를 지은 허망한 단체였지요. 그 비극의 역사 속에 명멸해간 인재들은 아깝기 짝이 없으나, 그들이 한 짓은 괘씸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요즈음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이 많이 읽어주었으면 해요. 그래야 우리 민족의 슬픔도 알 수 있고, 마르크시즘이 만능의 사상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