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1일부터 익년 4월말까지 대규모 동계훈련 실시
  •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

    北 ‘한반도 무력적화통일’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어...
    매년 12월 1일부터 익년 4월말까지 대규모 동계훈련 실시

    김성만(코나스)   
      
        한미 양국은 2일부터 다음달 4월 24일까지 2015년 ‘키-리졸브(KR : Key-Resolve)와 독수리 연습(FE : Foal Eagle)에 돌입했다. KR은 3월 13일까지 FE은 4월 24일까지 진행된다. 올해는 호주·캐나다·덴마크·프랑스·영국 등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중 5개국이 참가하며, 정전협정에 따라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연습을 참관할 예정이다.
     우리는 매년 훈련의 성격과 내용을 북한에 사전 통보하고, 정례적인 방어훈련임을 분명히 밝혀왔지만, 북한은 매번 ‘북침전쟁연습’이라는 억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에 연습 참관단 파견도 요청하고 있으나 이들은 응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25일 노동신문은 KR/FE 연습을 ‘북침전쟁 불장난 소동’이라고 비난하는 등, 그 어느 해보다 강도 높게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   어떤 연습인가?

      ‘KR/FE 연습’은 8월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함께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상징하는 연합 연습이다. 연습 목적은 한반도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위기관리 절차와 억제가 실패하여 북한이 도발할 경우의 작전계획 시행에 대한 숙달에 두고 있다.

     KR은 한미 연합군이 한반도의 잠재적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연례적인 전구급(戰區級) 지휘소 연습(CPX : Command Post Exercise)이다. 한측 참가부대는 국방부와 합참, 한미연합사, 각군 본부, 각군 군수사, 작전사, 국군수송사, 국군통신사, 군단, 함대사, 비행단급 이상의 부대이며, 미측은 주한미군사령부, 한미연합사, 태평양사령부, 전략사령부, 증원부대다.

     FE는 한미연합사와 한국군, 주한미군이 참가하고 실(實)병력과 전투장비가 동원되는 야외기동연습(FTX : Field Training Exercise)이다. 통상 지상 기동을 비롯해 해상과 공중, 특수작전 등에 중점을 두고 20여 개의 연합·합동 야외기동을 한다.

     올해 KR연습에 참가할 미군 병력은 외국서 전개되는 6천750명을 포함한 8천600여명이다. 한국군은 1만 여명이다. 또 FE에는 외국서 전개되는 3천500명을 포함한 3천700여명의 미군이 참가할 계획이다. 한국군은 사단급 부대 이상 20만 여명이 참가한다.

     특히 이번 KR 연습에는 미국 연안전투함(LCS)인 포트워스호가 처음으로 참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얕은 해저 지형에 맞게 제작된 포트워스호는 헬리콥터와 MQ-8 수직이착륙 무인정찰기(UAV), 57mm함포, 21기의 지대지 미사일, 헬파이어 미사일, MH-60 헬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길이 119m의 포트워스호는 프리덤호에 이어 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두 번째 연안전투함으로, 美7함대에 편입돼 주로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한다.

      왜 이런 연습을 해야 하는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한반도 무력적화통일’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북한군은 평양-원산선 이남에 전투력의 60~70%를 전진배치하고 있어 재배치 없이 기습공격이 가능하다.

     더구나 북한은 매년 12월 1일부터 익년 4월말까지 동계훈련을 하고 있다. 12월 중대급(150여 명)의 소규모로 시작된 훈련은 1월 대대급 이상으로 확대되고 2월에 접어들면 사단급(1만여 명) 이상으로, 3월에는 군단급(3만∼5만여 명)까지 커진다. 해빙(解氷)이 시작되는 3월부터 해상훈련이 강화된다. 3월에 진행되는 국가급 대규모 훈련은 지·해·공 및 특수부대가 참가하는 합동훈련이다.

     훈련을 통해 1월 하순부터 4월까지 전투력이 강력해진다. 이 기간이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 그래서 한미 양국은 통상 2월부터 4월까지 KR/FE 연습을 하는 것이다. 북한은 작년 11월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했으며 훈련 강도가 예년의 10배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다.

  • ▲ 북한 단거리 미사일 행진
    ▲ 북한 단거리 미사일 행진


      북한이 동계훈련 기간에 도발한 사례가 있는가?

      많다. 큰 도발만 이렇다. 1967년 1월 19일에는 동해 NLL근해에서 어로보호 작전 중이던 우리 해군의 당포함(PCEC-56, 만재 650톤)을 해안포(122mm, 280여발)로 공격하여 격침했다.

     1968년 1월 21일에는 북한군 특수부대(124군) 31명이 청와대를 공격하기 위해 서울(청와대 입구)까지 침투하여 우리 군경(軍警)과 교전을 벌렸다. 또 이틀 후인 23일에는 동해상 공해에서 美해군정보함(푸에블로, 960톤)을 함정과 전투기로 공격하여 납치했다.

     1969년 4월 15일에는 동해상 공해상공에서 미군정찰기(EC-121, 승무원 31명 전원사망)를 전투기로 공격하여 격추했다.

     최근 2010년 1월 27일~29일에는 서해5도 우리 수역에 해안포·방사포로 사격(400여발)을 감행하고 3월 26일에는 잠수정 어뢰로 천안함을 폭침했다. 이어 2013년 1월~4월 간에는 전면전 도발위기를 조성했다.

      북한이 매년 연습중단을 요구하는 이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함이다.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의 실력과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전투력 증강을 방해하는 방법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 2편 작전(作戰)에는 ‘食敵一種 當吾二十種(식적일종 당오이십종)’이라는 글이 있다. 이는 ‘적의 식량 1종(10섬)을 노획하면 아군의 식량 20종을 얻는 것과 같다’라는 뜻이다.

     북한이 KR/FE 연습을 매번 반대하는 이유도 이와 유사하다. 즉 한미연합훈련을 방해하거나 축소시켜 우리 군의 전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북한군의 전력을 상대적으로 강화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국내 일부 시민단체들이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한미연합훈련을 반대하는 것은 북한정권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준다.

     북한은 과거 6·25남침을 준비하면서도 남한 내의 국론분열과 좌익폭동을 부추긴 전력이 있다. 북한의 이와 같은 유화공세는 결국 겉과 속이 다른 화전양면 전술에 불과할 뿐이다.

  • ▲ 북한 단거리 미사일 행진

      한미가 연습을 중단하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해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미국의 한반도문제 전문가가 지적했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미 양국이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연합훈련을 중단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없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군사 도발이 종종 오판에 의해 발생한다”며 “군사 훈련은 상대방의 능력을 시험하려는 유혹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세의 안정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냉전 시기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는 상대 진영의 대표단 참관 아래 군사훈련을 했고, 이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콜라 부소장은 북한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을 트집 잡는 데는 연합훈련 중단이 한국인들에게 한미동맹의 약화로 비춰지기를 원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한 미국 부대사를 역임한 전문 외교관 출신인 토콜라는 2014년 10월부터 KEI 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가 매년 실시하는 KR/FE 연습은 북한의 도발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위장평화전략(이산가족 상봉 수용, 정상회담 개최도 가능 등)에 속아 연습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국방부는 남북군사회담을 개최하여 연습에 대해 설명하고 북한의 도발적 언동을 엄중 경고해야 할 것이다.(Konas)

    김성만 /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