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셔먼 '과거사 공동책임' 발언 강력 비판 "정부 외교적 무능"
  • ▲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중·일 과거사에 대한 '공동책임론'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2일 한·중·일간 과거사 갈등과 관련한 '양비론'적 발언을 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중·일 사이에 갈등을 빚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과거사를 덮자면서 3국 모두 책임이라는 양비양시론을 내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미국이 피해자를 외면하는 입장을 견지하면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과거사와 관련해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있을 때 한일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미국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항의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미국이 모호한 태도를 버리고, 갈등해결의 근본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소속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이 최근 미국을 상대로 역사문제 등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 외교를 하고 있고, 그 외교가 효과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래서 이 문제를 가볍게 볼 것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미국의 입장 변화라고 확대 해석할 것까지는 없다"면서도 "미국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우리로서는 역사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 ▲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주장하며 우리 정부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최고위회의에서 "셔먼 차관의 안일한 인식에 유감을 넘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셔먼 차관의 발언에 매우 유감"이라면서 "미국이 동북아 안전과 질서 유지만 강조한 채 전략적 경제적 이익 극대화에만 치중해 이런 발언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일본에 과거를 덮고 가자는 식으로 입장 정리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우리처럼 식민지배를 당해 지울 수 없는 역사적 참상을 당한 피해자에겐 과연 이런 말이 가능할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중일 과거사 논쟁에 대해 "(동북아 역내에서) 민족감정이 여전히 이용되고 있으며,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