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없앤다더니 친노 'ㄴ'자만 강조" 당내 비판 쇄도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당내 계파를 청산하겠다던 문 대표가 오히려 제식구 챙기기로 계파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공천을 담당하는 주요 요직에 친노 인사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비노계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표는 당내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친노로 분류되는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을 임명했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수석사무부총장은 1위로 선출된 최고위원에게 임명권이 주어져 왔지만, 문재인 대표는 3차례나 밀어붙여 '친노' 인사의 임명을 관철시켰다. 

또 문 대표가 조직사무부총장에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본부장을 지낸 친노 인사인 한병도 전 의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계파갈등 유발에 앞장섰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2일 기자와 통화에서 "문재인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계파의 ㄱ자도 안 나오게 하겠다', '친노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친노의 'ㄴ'자만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수석사무부총장, 전략기획위원장, 조직부총장은 공천 때 일선에서 지역실사와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요직"이라며 "공천을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우리가(비노계 의원들) '친노 불이익' 등을 요구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그렇게 공언했던 것 아니냐"며 "당 대표에 당선되기 위해 계파청산 등을 외쳤는지 몰라도, 그런 말을 해놓고 일주일 만에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8일 당대표로 당선된 직후 "친노 비노 계파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전당대회 내내 계파의 'ㄱ'자도 안나오게 하겠다고 주장했고, 친노에 대해 인사에 있어 불이익을 주겠다고도 했다.  

앞뒤 다른 말바꾸기, 확실한 '친노 챙기기' 행태로,  당내 계파갈등을 앞장서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후보가 지난달 8일 서울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후보가 지난달 8일 서울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작은 것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며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가 되지 않았다면, 친노 비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의원이 대표가 됐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노 좌장인 문 대표가 계파 청산에 앞장서기는커녕 '친노 챙기기'로 오히려 계파 갈등 유발에 앞장섰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주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대표가 극복해야 할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파 챙기기 등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다는 것이다.

    그는 두 번째 과제로, "문 대표는 대선 예비주자이기 때문에 앞으로 매사에 공정성 시비가 붙을 수 있다. 이 시비를 이겨내기 위해 공정한 당 운영의 모습을 철저하게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주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드러났듯이 문재인 대표는 당심이 매우 취약하다. 박지원 의원을 고작 3%차이로 이기지 않았느냐. 국민여론사가 아니였다면 당선되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취약한 당심을 보완하기 위해 당내 화합에 앞장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특히 주 최고위원은 "저는 당을 공정하게 잘 운영하자는 취지로 말하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고 있다"면서 
    "저보고 조직부총장을 임명하라고 해도 나는 이제 추천하지 않겠다. 내가 이런 마당에 추천하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편파 인사에 강하게 반발하며 최근 당직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그는 "저도 회의에 빨리 들어가고 싶다. 당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문 대표의 변화를 촉구했다.  

  • 중도 합리파 황주홍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이번 논란과 관련 "그래선 안 된다. 바람직하지도 않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그러나 계파 갈등 격화 조짐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도 합리파 의원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원래 문 대표는 당 대표가 되자마자 친노에 대해서는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식으로 말 바꾸기,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당원들에게 많은 실망을 주는 것이다. 당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태 계속되면 4월 보궐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계파보다는 당을 생각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문 대표의 편파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중도 합리파 의원들의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해선 "일단 기본적으로
     6개월 정도는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조금 더 지켜볼 것이다. 그러나 4월 보궐선거가 문 대표에 대한 결정적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4월 이후 문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음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