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측 "해당 역사책 편향성 몰랐다"
  •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철수와 영희 출판사, 분량 205쪽)’ ⓒ조선일보 출처
    ▲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철수와 영희 출판사, 분량 205쪽)’ ⓒ조선일보 출처

    부산시 교육청이 좌편향적 내용이 담긴 청소년 역사책을 ‘이달의 책’에 선정, 8개월간 부산지역 공공도서관에 5권씩 비치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책인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철수와 영희 출판사, 205쪽)’는 이임하 방송통신대 통합인문학연구소 교수가 2013년 집필했으며, 부산시 시민도서관의 자료열람과장(이 달의 책 도서선정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교육청 산하 11곳 공공도서관 관계자 11명이 지난해 5월 결정, 6월에 비문학 부문 ‘이달의 책’으로 선정했다.

    해당 책을 저술한 이 교수는 책 머리말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딸의 초등학교 교과서 내용이 부실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책 내용을 살펴보면 이 교수의 말과는 달리 반미(反美)주의와 좌편향적 성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교수는 남침으로 발발된 6·25전쟁에 대해 ‘주적 개념’을 모호하게 기술한 반면, 당시 서울대에 재직중이던 한 교수의 일기를 인용해, ‘개전 초기 남한 정부는 서울시민에게 싸울 것을 강요했지만, 인민군은 식량을 굶은 사람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하는 등 인민군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아가 책 전반에 걸쳐, ‘미국과 이승만 정부가 민간인 피해를 유발했다’는 관점을 투영했고, 군정(軍政)의 시작과 관련해서는 ‘미군이 친일파 처리 문제를 뒤로 미룬 이승만과 친일파를 지지 세력으로 만든 반면, 소련은 북한이 개혁하도록 도와 김일성이 대중의 지지를 얻게 됐다’고 기술했다.

    논란이 일자 부산교육청은 뒤늦게 해당 역사책을 회수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산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남과 북이 대치 중이고, 현재까지도 휴전인 상태에서 해당 역사책이 (좌편향과 반미)논란이 있다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이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해당 역사책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반미, 좌편향 역사책 논란은, 부산에 거주 중인 한 시민이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도서관 선정 도서에서 6·25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현재, 부산교육청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이 이끌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반미, 좌편향 역사책 논란을 두고, 김 교육감의 책임론이 거세게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부산교육청 측은 “문제의 역사책은 지난해 5월 선정된 것으로 김석준 교육감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와 같은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 달 전에 선정될 도서의 목록을 받는 등 선정도서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