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6 동료들에게 보내는 하태경의 공개편지

    하태경 /국회의원 

- “아프지만 우리 손으로 통진당과 이석기 세력 역사에서 퇴장시켜야 ” 
- 헌재 결정 ‘종북 폭력혁명 안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 
- 486들, ‘민주주의’ 이름으로 종북폭력혁명세력 비호 더 이상 안돼
- 보수우파도 과거 권위주의 시대 비민주적 습성 더이상 답습하면 안돼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것도 8:1의 압도적인 차이입니다.
대학시절,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의 현장에서 청춘을 바쳤던 저로서는
오늘의 결정문 앞에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저는 사실 처음에는 헌법재판소를 통한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힘’을 통한 강제해산이 아닌 통진당 스스로 이석기 RO 세력과 단절하고
자진 해체하여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통진당은 이미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집단이었습니다.
통진당은 폭동을 선동한 이석기 집단과 한몸이었습니다.
이석기 일파를 거당적으로 지지하고 옹호했습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공안탄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 때문에 법무부가 헌법재판소에 통진당 해산을 청구한 것에 더 이상 반대하기 힘들었습니다.
통진당의 본질이 대한민국을 폭력혁명의 방식으로 전복하려는 30년 전의 방식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한 상황에서 이들의 존속을 더이상 묵과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통진당 해산에 적극 앞장선 이유입니다. 

대학시절, 저를 포함하여 오늘날 486이라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학생운동을 했습니다.
그 시절 학생운동권의 핵심에는 종북적인 세력도 있었다는 사실을
486 우리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변하지 않은 체 대한민국 제도권 내로 이어져왔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통진당 논쟁의 진실이고,
이 악연의 고리를 오늘 헌법재판소가 끊어 낸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새정치민주연합의 486 정치인들에게도 호소합니다.
여러분들은 통진당과 이석기 세력의 본질을 알면서도 그들을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동지였다고 두둔하고 비호했습니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손을 잡았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방패로 종북주의 폭력혁명 세력을 감쌌습니다.

이제는 분명히 해주십시오.
통진당 해산 결정은 진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탄압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히려 이 땅의 민주주의와 진보세력이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채찍질 해주는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말입니다. 

아울러 보수우파 진영에도 당부 드립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이 단순히 보수우파의 ‘승리’로만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혁신하지 않고 과거 권위주의 시대 비민주적 습성을 답습하거나,
목적을 위해서라면 폭력적인 방식도 정당화하며 그들과 닮아가는 순간
제2, 제3의 통진당은 또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젊은 시절 함께 통일운동에 매진했던 옛 동료들께도 호소합니다. 

북한의 3대 세습정권이 인민들에게 어떤 폭정과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전 세계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 정권을 추종하고 그에 동조해 폭력혁명을 일으키려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의 진보운동과 통일운동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아프지만 우리 손으로 통진당과 이석기 세력을 역사에서 퇴장시켜야 합니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누구를 구속하거나, 누군가의 삶을 탄압하는 결정이 아닙니다.
‘종북 폭력혁명은 안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임과 동시에,
이제는 ‘종북논쟁’에서 벗어나 더욱 새롭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역사적 주문일 것입니다.
오늘의 이 결정이 대한민국을 더욱 강건하게 만들고
우리 사회 전체의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2014년이 가기 전에 낡은 시대를 마감해준
헌법재판소의 ‘역사적 용기’에 뜨거운 지지와 박수를 보냅니다. 

2014. 12. 19.   국회의원 하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