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軍, 동부 지역에 무기·병력 계속 증강 중”
  • ▲ 세바스토폴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우크라이나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 세바스토폴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우크라이나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러시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북한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것 외에도 우크라이나에서는 휴전협정에 서명한 지 불과 두 달도 안 돼 다시 동부 지역에 무기와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병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난 9월 3일 서명한 ‘민스크 휴전협정’을 계속 준수하겠다”면서도 “반군이 선제공격을 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군 병력과 장비들이 동부 지역으로 계속 모여들자 우크라이나군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병력을 재배치 중이다.

    스테판 폴토락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親러시아 반군이 최근 병력과 화기를 증강했다며 정부군도 병력을 동부에 재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다시 전쟁이 터질 조짐이 보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긴장하고 있다.

    나토는 10일과 11일 러시아군이 전차, 박격포 등 중화기와 병력을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전했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은 식별용 표식이 없는 탱크와 군용트럭이 우크라이나 동부로 이동했으며, 이 지역에 120mm 차량 이동식 박격포 등 중화기들이 다수 배치된 상태라고 보고했다.

    나토와 OSCE 감사단의 이 같은 보고에 따라, 12일(현지시간) 유엔에서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됐다.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크라이나는 다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인내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동부 지역 침공계획을 비난했다.

    국제사회 또한 러시아를 향해 더 이상의 긴장유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소용없었다.

    안드리 리센코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에도 동부 지역 국경선에 러시아 군 병력이 계속 추가 배치되고 있으며, 중화기들도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PEC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13일(현지시간) 벤 로즈 美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여러 차례 푸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9월 우크라이나와 합의한 휴전협정을 준수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호주 브리스번에서 15일부터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오바마 美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 EU 등 서방 각국이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물러서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親러시아 반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과 EU 등 서방 국가들은 G8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한편 對러시아 금융제재에 돌입했다.

    러시아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7월 17일 親러시아 반군이 말레이 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뒤 해외는 물론 국내여론까지 급속도로 악화되자 결국 한 발 물러섰다.

    러시아는 9월 3일 우크라이나와 휴전협정을 맺고 병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하지만 러시아는 루블화가 연초 대비 44% 이상 폭락하는 등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또한 기준금리가 14% 이상으로 치솟는 등 국내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