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어" 울분유족 & 소속사, 변호사 선임..병원 상대 법적소송 시사


  • # 신해철 사망 사건..결국 '의료 분쟁'으로 번지나?

    

    지금까지도 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습니다.


    온갖 의혹과 루머가 난무하는 와중에도 '고인을 편히 모시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던 이들이 결국 울분을 터뜨리고 말았다.

    故 신해철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30일 "상중기간 만큼은 가급적 언론보도를 자제하고 있었으나, 현재시각까지도 S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도 없기에 그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간다"며 "유족 측과 상의한 결과 S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CA는 "그간 소속사는 신해철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자세한 경과사항을 파악하는데 주력해왔다"면서 "소송 전담 변호사 선임도 이미 마친 상태이며 추후 대응은 선임 변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故 신해철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가 밝힌 공식입장 전문

    신해철 씨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입니다.

    우선 신해철 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가 가는 마지막 길을 추도하고자 장례식장을 조문해주신 많은 지인과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많은 분들이 신해철 씨의 사망원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상중기간 만큼은 고인을 편히 모시기 위해 가급적 언론보도를 자제하고 있었으나, 현재시각까지도 스카이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도 없기에 그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그간 소속사는 신해철 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자세한 경과사항을 파악하는데 주력하였고, 유족 측과 상의한 결과 스카이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변호사 선임도 이미 마친 상태이며 추후 대응은 선임 변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신해철 씨를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하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 KCA엔터테인먼트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 사진공동취재단]



    [조광형의 사건수첩] 아산병원에 오기 전, 대체 무슨 일이..

    "신해철, 30분간 심정지"
    누가 그의 심장을 멎게 했나?

    장협착, 패혈증 감염, 그리고 심정지..뇌세포 파괴
    컴백 앞둔 신해철 11일 만에 세상 '하직' 미스터리




  • 22일 이른 새벽, 신해철은 복부와 흉부에 견디기 힘든 통증을 느꼈다. 여기에 고열도 함께 찾아왔다. 부랴부랴 인근 S병원 응급실을 찾은 신해철. 그는 이미 수차례 이 병원을 내원해 입원 치료를 반복해왔다.

    17일 장 협착(유착) 증세가 확인돼 수술을 받은 뒤 퇴원한 신해철은 곧바로 찾아온 통증에 재차 이 병원문을 두드렸다. 증상이 가라앉아 다시 집으로 왔지만 이날 새벽 찾아온 통증은 이미 인내의 수준을 넘어선 상태였다.

    그리고 이날 오후 1시. 그의 심장에 중차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심장이 뛰지 않는 '심정지' 증상이 발생한 것. 다행히 옆에 있던 의료진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심장은 다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발 호흡과 동공 반사는 오래 전에 멎은 상태. 기계에 의존해 거친 숨을 몰아쉬는 마왕의 모습은 이미 정상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해철이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일각에선 "그래도 의사가 옆에 있어 다행이었다"는 말이 나왔다. 심정지 후 촌각을 다투는 시각에 CPR이 재빨리 이뤄져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

    "심정지 환자에겐 초동 3분이 골든 타임"이란 말이 있다. 심정지 환자에게 3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소생률이 75% 이상, 5분이 지나면 25%로 급격히 떨어진다는 소방본부 관계자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신해철의 1차 수술을 담당했던 S병원 측의 말을 들어보면 신해철이 심정지 증상을 보인 즉시 CPR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골든 타임 이내에 시의적절한 시술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당시 의료진이 신해철에게 약 30분간 CPR를 실시했다는 관계자의 전언도 흘러 나왔다. 이 말이 사실일 경우, 신해철의 심장이 상당히 오랜 시간 멈춰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심박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면 CPR를 계속할 이유가 없기 때문.

    오후 2시경 신해철을 넘겨받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신해철의 뇌가 상당히 부어있음을 확인했다. 이 역시 심장이 멈춘 지 상당량의 시간이 소요됐음을 시사하는 방증이었다.

    신해철이 숨을 거둔지 이틀째 되는 날, 소속사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가 사실이었음을 밝혔다. 신해철의 심정지 상태가 30분 가량 지속됐었다는 것.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날 오후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풍납동 소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해철이 S병원에서 아산병원으로 후송돼왔을 때부터 이미 심장이 멎은지 30분 정도 지났기 때문에 뇌손상이 상당히 진행됐던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 심장이 멎은지 30분 정도가 지났다면 그의 생명이 이미 바람 앞의 촛불 상태라는 것쯤은 일반인들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신해철은 목숨이 절반도 채 붙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병원으로 옮겨진 셈이었다.

    이 병원에서 신해철은 유착된 장 일부를 제거하고 심막을 열기 위한 응급배액술 등의 수술을 받았다. 소식통에 의하면 당시 신해철의 복강은 이미 엉망이 된 상태였다. 복부 내 고압, 복막염, 심장압전 등 심장의 운동을 방해하는 모든 질환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모습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이 밝힌 고인의 사인도 당시 있었던 심정지 증상이 치명적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의료진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이 사인이라고 말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뇌가 심하게 부어오른 상황에서 (2차)수술을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가족과 병원 측이 논의를 거듭했다"면서 "이와중에 뇌 손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술 받을 틈 없이 별세했다"라고 당시의 위급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신해철에게 장질환은 '만성'이었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실제로 신해철은 2009년 급성 알코올 중독 증세로 인한 간경화, 위장 장애 등으로 십여일간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으며 2012년 2월에는 갑작스런 복통으로 담낭염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신해철은 이때 장유착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신해철은 2~3년 주기로 장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고질병에 시달려왔다는 추론도 가능해진다.

    공교롭게도 신해철은 바로 이 시기에 S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S병원 측은 24일 보도자료를 배포, "신해철은 2009년 본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았고 2012년 이미 위밴드를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네티즌 사이에 '마왕'으로 불리는 신해철은 6년 만에 컴백을 하는 상황이었다. 오랫만에 앨범을 발매했고, 예능프로그램까지 출연하며 그동안 멀어진 팬들과의 간극을 좁히고자 애썼다. 이와중에 그의 건강을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신해철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최 측근조차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을, 지금 이 순간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정지의 원인이 된 장 유착 및 복강 내 질환. 그리고 패혈증 감염. 심장을 30분간이나 정지케 한 이 무서운 질환이 왜 신해철에게 찾아왔는지, 네티즌의 의문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장 질환, 이것이 2~3년 주기로 찾아오는 '불청객'이었는지, 아니면 외부적 요인에 의한 '돌발 사고'였는지,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28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현관 앞에 방송사 기자-피디들이 모여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 ⓒ 뉴데일리 조광형 기자



[사진 제공 = 사진공동취재단 / MBN 방송 캡처 / 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