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倂記(병기)를 환영한다

    金昌辰 초당대 교수/문학박사 
      ---광남일보 2014. 10.28/[광남시론]
       
       교육부가 지난 9월 24일 발표한 '2015년 문ㆍ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는 漢字 교육 활성화 방안이 들어 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과정에서 교과서에 한자를 한글과 倂記(병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 조치를 환영하는 바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학생들에 대한 한자 교육이 부족해 의미 소통 등에 문제가 있다. 이 점을 감안해 2018학년에는 초등 3ㆍ4학년 교과서, 2019학년에는 초등 5ㆍ6학년 교과서에 한자 400~500자를 한글과 병기하도록 권장하는 교과서 집필기준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漢字를 병기하더라도 初中高(초중고) 과정에서 배워야 할 漢字는 현행 1800자가 그대로 유지된다. 또 초등학교에서 漢字와 漢文을 별도 과목으로 편성해 가르치거나 시험 문제로 출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이렇게 이번의 새 교육과정은 미흡한 수준이지만 초등학교에서부터 학생들이 한자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교육과정이다.
     
       이참에 초등학교에서 왜 한자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밝혀보고자 한다.
      
       첫째, 世宗大王(세종대왕)은 한자와 訓民正音(훈민정음)을 섞어 쓰고자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세종대왕은 한자를 버리고 한글만 쓰고자 새 글자를 만든 것이 아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뒤 처음으로 지은 '龍飛御天歌(용비어천가)'는 "海東 六龍이 날마다 나라ː샤 ː일ː마다 天福.이시.니 古聖.이 同符.하시.니"로 시작된다. 한자와 훈민정음을 함께 섞어 쓰고 있다. 漢字語는 漢字로, 토박이말은 訓民正音으로 적고 있다. 바로 이것이 세종대왕의 뜻이다. 따라서 현재 大韓民國(대한민국) 정부가 펴고 있는 한글전용은 세종대왕의 뜻이 아니다. 우리는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의 뜻을 올바르게 계승해야 한다. 漢字語는 漢字로, 토박이말은 한글로 적어야 한다. 그러려면 한자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둘째, 大韓民國 건국 이래 한글전용 정책을 편 결과 국민의 국어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것은 수많은 연구에 의해서 증명되고 있고, 국민들도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李明博(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에 교육과정평가원이 초등학교 漢字교육 실시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 89.1%, 교사의 77.3%가 한자교육에 찬성했다. 정부는 국민이 원하는 교육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그러한 국민의 여론이 새 교육과정에 반영된 것이다. 이 새 교육과정에 대해 10월 7일에 실시한 한국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성인 1004명 중 67%의 응답자가 '초등 교과서 한자 병용안'에 찬성하고 29%가 반대했다. 곧 국민의 3분의 2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에 찬성함으로써 새 교육과정이 올바른 방향임을 증명한 것이다.
     
       셋째, 漢字를 알아야 하는 것은 시대의 대세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는 한글전용이 시대의 대세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은 대롱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다. 이웃 나라인 中國은 세계 제1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다른 이웃인 日本도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다. 모두 漢字를 쓰는 나라들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이 한자문화권 안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도 한국 국민은 한자를 필수로 알아야 한다. 또 한자는 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문자이다. 전 세계 인류 60억 명의 4분의 1인 15억 명 이상이 한자를 쓰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인이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려면 한자를 필수로 알아야 한다. 이런데도 한글전용 정책을 펴는 대한민국 정부는 '우물 안 개구리'인 것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한글전용 정책을 시급히 國漢字混用(국한자혼용)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 첫 단계로서 2018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를 병기하는 것은 옳은 일인 것이다.
     
       위에 든 이유 때문에 한국인은 한자를 알아야 하며 한국인의 표기는 국한자혼용이 되어야 옳다. 晩時之歎(만시지탄)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2018년부터 한자교육을 하려면 시간이 3년밖에 남지 않았다. 준비를 철저히 하여 올바른 한자교육이 될 수 있도록 萬全(만전)을 기해주기를 교육부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