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알 카에다, 이슬람 국가와의 충돌 가능성 경고”
  • 美육군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차 세계대전을 상정한 게임 '배틀필드 4: 용의 이빨' 가운데 평양 전투 모습 캡쳐.
    ▲ 美육군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북한과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차 세계대전을 상정한 게임 '배틀필드 4: 용의 이빨' 가운데 평양 전투 모습 캡쳐.

    美국방부가 속칭 ‘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라고 부르는, 육군의 연례 보고서에 북한 붕괴 가능성과 무력 충돌 위험에 대한 전망이 포함돼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美현지에서는 美육군이 최근 발간한 ‘육군 작전개념(Army Operating Concept): 복잡한 세계에서 승리하기’라는 보고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미래에 중국, 러시아와 같은 전통적인 ‘적성국’과의 무력충돌 뿐만 아니라 북한, 이란과 같은 ‘지역 깡패국가’, 알 카에다나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와 같은 다국적 테러조직과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국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은 위험한 군사적 위협이자 중국 공산당의 후원에 의존해 생존하는 실패국가”라고 규정했다.

    이어 보고서는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전력은 노후한 상태지만, 핵무기, 미사일, 사이버 전쟁 능력, 생화학 전쟁 능력 등 ‘비대칭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 같은 북한의 위협은 美육군이 생화학전 환경에서의 작전능력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북한 지도부에 대한 경제제재, 정치적 압력이 전쟁 또는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미국은 육·해·공군이 한국군과 공동 작전을 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육군이 보고서에서 무력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목한 나라는 중국이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중국의 행태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포함한 주변국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면서 일본, 인도, 필리핀, 대만,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이 “중국이 무력을 이용해 패권을 과시하려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은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을 무력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위성공격 능력을 개발하고 모든 군사 작전에 사이버 능력을 활용하고 있으며, 정교한 미사일과 대공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美육군은 무력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력으로 중국 공산당을 꼽았다. 사진은 기동훈련 중인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보도화면 캡쳐
    ▲ 美육군은 무력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력으로 중국 공산당을 꼽았다. 사진은 기동훈련 중인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보도화면 캡쳐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주변국,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지만, 한시적이고 강도 높은 지역내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군사 현대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면서 “앞으로 (중국과의) 무력충돌을 억지하고 우방국들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에 관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의 강력한 지상군 파견이 러시아의 모험주의를 막고 정치적 충돌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평가했으며, 이란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군사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어 지역 내 미국의 국익을 저해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가 “미래의 군사작전은 해외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내 위기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는 “미래의 전쟁은 육군에 의해 수행될 것이지만 적이 누구인지, 전투장소가 어디인지, 적들이 어떤 동맹을 맺고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모든 국가와 사람들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해 미래의 전쟁이 단순히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국내외 언론들은 美육군의 이번 AOC 보고서가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에 따라 향후 10년 동안 1조 달라 가까운 예산이 삭감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美국방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년 발간되는 美육군의 AOC 보고서는 미국이 범지구적으로 설정하는 전쟁전략 전반을 포괄하는 것이어서 '3차 세계대전 시나리오'로 불리기도 한다. 이런 보고서에서 국방예산 삭감 문제만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을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적성국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