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과 야권 유력 대권후보 연이어 만날 가능성..각종 說 난무
  •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같은 기간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이 국제외교무대에 동시에 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뉴욕 유엔 사무국을 찾아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안보리 정상급 회의 등 각종 외교일정을 소화한다.

    박 시장은 21일부터 30일까지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뉴욕시장을 만나는 등 서울-뉴욕간 협력관계 개선을 모색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공통된 뉴욕 일정은 유엔에서 주관하는 기후정상회의다.

    박 대통령은 기후정상회의 전체회의 세션에서 기조연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박 시장은 서울시장 자격으로 '도시' 세션에 참석한다.

    서로 다른 업무로 찾는 미국행이지만, 박 대통령과 박 시장 모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초청'이 발단이 된 해외 일정인 셈이다.


  •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악수하는 박근혜 대통령 ⓒ 자료사진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악수하는 박근혜 대통령 ⓒ 자료사진

    대한민국 대통령과 수도 서울시장이 '우연히' 겹친 해외 일정이긴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정치권의 시각은 가볍지 않다.

    여야를 막론해 유력 차기 대권후보인 반기문 총장을 만나는 데서 오는 '무게감'이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차기 대권 후보가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반기문 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說)은 끊임없이 나왔다.

    특히 김무성 대표가 당권을 장악한 이후 이 설(說)은 친박과 비박 모두 섣불리 입에 올릴 수 없으면서도 '신경 쓰이는' 화제로 남아있다.

    2006년 유엔사무총장으로 취임해 연임에 성공한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이다.


  • ▲ 박원순 서울시장 ⓒ 자료사진
    ▲ 박원순 서울시장 ⓒ 자료사진

    현재 야권 대권후보 1위를 달리는 박원순 시장에게도 반기문 총장과의 '악수 한번'은 깊은 의미로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는 공간에서 박 시장이 반 총장과 '교감'을 하게된다면, 야권의 다른 대권후보들보다 '한 등급'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계산도 존재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번 대통령의 미국 순방과 박 시장의 일정이 겹치면서 외교가에서는 두 사람의 동선까지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직 대통령과 야권 유력 대권후보가 반기문 총장을 만난다는 점만으로도 향후 대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러시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이후 지난 3월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면담 일정을 잡았지만, 당시 박 대통령의 건강 문제로 취소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