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세수 확보가 목적 아냐 "세수 제로가 목적"
  •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가리키며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가리키며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강에 나선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우리 경제가) 일본이 걸어왔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며
    "이 흐름을 끊어내지 않으면 잃어버린 20년이 된다"고 경고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다양한 경제 지표를 제시하며
    우리 경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지금의 저성장, 저물가 흐름은
    '경기순환일 뿐으로 시간만 지나면 좋아진다'고 보지 않는다"며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로 최경환 부총리는
    청년실업·가계소득·내수소비·수출부진·심리위축 등을 열거했다.

    청년실업과 관련해서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청년 고용이 안 되면 국가의 인적 자원을 축적할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에
    미래에도 엄청난 손실이 된다"고 우려했다.

    가계소득은
    "기업의 임금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으며,
    소규모 사업체는 임금이 전혀 오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성장과 경기 악화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최경환 부총리는 그나마 버팀목으로 남아 있는 수출에 대해서도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최 부총리는
    "수입이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있을 뿐 수출 증가율은 미미하다"며
    "수출이 미미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일 뿐이며
    원화로 환산하면 이미 수출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가리키며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가리키며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현 상황을 진단한 최경환 부총리는
    국회에서 경제 살리기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는 심리"라며
    "경제주체들의 자신감과 역동성이 저하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경제주체들이 축 처져 있으니 경제가 될리가 만무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세월호법으로 국회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고민한 법안 30개를 좀 (처리)해달라"며
    "세월호법은 그것대로 지혜를 모아야겠지만
    민생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라
    절박한 정부의 심정을 당에서 헤아려달라"고 부탁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 사항들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말을 풀어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정책에 대해
    "2009년 법인세를 25%에서 22%로 낮춰준 이유는
    세금을 내려줄테니 임금·투자·배당에 사용하라는 뜻이었는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임금·투자·배당에 쓰지 않으려거든
    깎아준 부분에 해당하는 3%를 다시 내놓으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것이
    세수 확보가 목적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심에 대해서는
    "세수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사내유보금을 임금·투자·배당을 위해 풀어서)
    세수를 제로(0)로 만드는 게 우리가 노리는 효과"라고 밝혔다.

    주택시장 정상화 정책과 관련해
    가계 부채가 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빚을 내서 집을 샀는데 팔리지가 않는 게 문제"라며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하우스푸어 가계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금 부동선 시장은 한겨울인데 (정부 정책은) 한여름에 입던 옷을 입고 있다"며
    "감기가 들고 부작용이 생긴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가리키며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22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주요 경제 지표를 가리키며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사회적 논란이 생기기만 하면
    추진할 생각을 접고 손을 놓아버리는
    국회나 공무원 조직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최경환 부총리는
    "투자개방형 병원만 해도 의료민영화라는 논란이 있어서 안 한다고들 한다"며
    "정부가 가지고 있는 국립의료원이나 서울대병원을 팔아치우는 게 의료민영화지
    이것(투자개방형 병원)이 왜 의료민영화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케이블카만 해도 수십 년 동안 단 하나의 케이블카도 설치를 못하고 있다"며
    "수만 명이 등산로를 따라 다니는 게 더 환경파괴지 케이블카가 왜 환경파괴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집권 여당에서 사회적 논란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는 것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최 부총리는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을 적극적으로 나서서 설득할 것은 설득해야지
    논쟁을 피하기만 하니 10년 전부터 아무 것도 안 된다"며
    "당에서 민심이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문제를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했다.